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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 불혹 이병규…32억 김동주와 다를까


입력 2013.11.16 09:02 수정 2013.11.17 08: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원소속팀 LG와 3년간 25억 5000만원 계약

한해 후배 김동주는 FA 계약 후 노쇠화

FA 이병규(39)가 원소속팀 LG와 협상에 성공하며 ‘영원한 트윈스맨’으로 남을 전망이다.

LG는 14일 이병규와 3년간 총 25억 5000만원(계약금 1억 5000만원+연봉 8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원소속팀과의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는 삼성 장원삼, 박한이, 두산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LG 이대형, 권용관, 롯데 강영식, SK 정근우, KIA 윤석민, 이용규, 한화 박정진, 한상훈, 이대수 등 총 14명이다.

이병규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올 시즌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포함 타격왕(타율 0.348)에 올랐고, ‘캡틴’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팀의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어냈다.

이병규의 계약 내용은 그동안 팀에 헌신한 예우 차원이 아닌 객관적인 기량에 의한 값진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병규는 지난 2010년 일본에서 복귀한 뒤 나이를 잊은 듯한 신들린 방망이를 휘둘러왔다. 복귀 2년째였던 2011년, 타율 0.338 16홈런 75타점으로 크게 활약한 그는 연봉이 종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훌쩍 뛰었고, 올 시즌 역시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였다.

내년이면 나이 마흔이 되는 이병규는 FA 역사에서도 선례를 남길 전망이다. 종전 40대 FA는 프로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송진우만이 기록했을 뿐이다. 송진우는 40세이던 지난 2006년 FA를 선언했고, 한화와 2년간 14억원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야수 쪽에서는 지난 2005년 양준혁의 36세가 종전 최고령이다. 당시 양준혁은 삼성과 2년간 15억원에 계약했다.

잠실 라이벌 두산의 두목곰 김동주와의 비교도 불가피하다. LG의 얼굴마담이 이병규라면, 김동주 역시 두산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김동주는 지난해 두산과 3년간 총 32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7억원+옵션 2억원)의 대형계약을 맺은 바 있다. FA가 되기 직전까지 매년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3할과 20홈런에 가까운 활약을 펼쳐왔다. 특히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 보여준 위압감은 대체불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대 마운드에 맹폭을 가했다.

하지만 FA 계약을 맺은 뒤 김동주는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고작 66경기 출장에 출장에 그치며 홈런도 2개로 줄었고, 올 시즌에는 아예 28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내 사실상 전력 외로 밀려났다. 김진욱 감독 역시 이번 포스트시즌서 선수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끝내 김동주를 외면하고 말았다.

이병규 역시 1년 후배인 김동주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당시 김동주는 FA 계약을 맺기 전, 수비에서의 문제가 드러나 주로 지명타자로만 출전해왔다. 이병규 역시 적지 않은 나이로 외야 수비의 약점을 드러내며 올 시즌 주로 지명타자에 위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년 팀 내 유망주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포지션 경쟁은 프로에게 불가피한 운명과도 같다. 게다가 LG에는 1군 경험이 쌓이며 일취월장하는 선수들이 유독 많이 보이고 있다. 반면 이병규는 당장 내년 시즌 급격한 노쇠화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이병규는 지난 1997년 입단 당시 4억 4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1년 선배 박재홍의 신인 야수 최고액(4억 3000만원)을 갈아치운 바 있다. 1년 뒤 OB에 입단한 김동주가 다시 4억 5000만원으로 경신하는 등 서울을 대표하는 두 프랜차이즈 스타는 묘한 인연으로 얽혀있다. 과연 이병규가 후배 김동주의 부진을 뒤로 하고 40대 모범 FA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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