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두경민, 벤치서 맛본 첫승 '나를 돌아봐'
12연패 사실 끊었지만, 불과 2분 33초 활약
‘완급조절·수비 보완 필요’ 이충희 감독 메시지
특급신인 두경민(22·원주동부)이 마침내 프로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동부는 24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전에서 12연패의 수렁을 끊고 무려 한 달여 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동부는 올 시즌 5승을 거두고 있지만, 두경민에게는 이날이 동부 유니폼을 입고 맛본 첫 승이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동부에 지명됐지만 경희대 소속으로 전국체전을 소화하느라 팀 합류가 늦었던 두경민은 지난달 25일 부산 KT전부터 프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당시만 해도 4승 1패를 달리고 있던 동부는 두경민이 합류한 이후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팀 창단 이후 최다인 12연패의 불명예 신기록을 세웠다. 물론 두경민은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신인답지 않은 맹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팀은 김주성의 부상과 허버트 힐의 퇴출 등 악재가 겹치며 연패에 빠졌다.
대학 시절 내내 이기는 데만 익숙했던 두경민으로서도 낯선 경험이었다. 김민구(KCC), 김종규(LG) 등 함께 프로에 진출한 대학 동기들이 승승장구하며 주목받는 동안 두경민만 유독 프로데뷔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멘붕'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었다.
연패가 깊어지면서 두경민의 플레이에도 조급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탁월한 득점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에 무리한 플레이로 오히려 공격의 맥을 끊기도 했고, 승부처에서 어이없는 턴오버를 남발하는 등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로 질타를 받았다.
24일 SK전에서 이충희 감독은 두경민을 벤치로 돌렸다. 이날 두경민의 출전시간은 2분 33초에 불과했고 득점과 슈팅, 리바운드 등 어떤 기록도 남기지 못했다. 두경민을 대신해 중용된 박병우가 4쿼터 승부처에서 10점을 몰아넣는 등 14점 4도움으로 이날 승리의 수훈갑이 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충희 감독이 두경민을 오래 투입하지 않은 것은 수비와 경기완급 조절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그동안 두경민은 지나치게 볼을 오래 끌어서 공격 템포를 죽이는 경우가 많았고 수비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박병우는 상대 주포를 압박하는 타이트한 수비에 강점이 있는 데다 리딩과 외곽슛에도 일정한 능력이 있어 오랜 시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박병우 카드는 대성공. 반면 두경민은 후반 외곽슛 강화를 위해 잠시 투입됐지만 상대 수비에 막혀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했다.
팀은 12연패 사슬을 끊고 감격의 승리를 맛봤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한 두경민으로서는 팀을 위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연패는 간신히 끊었어도 동부는 아직도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두경민은 동부 주포로서 오랜 시간을 활약해야 할 핵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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