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참여' 안철수 '시국미사' 문재인, 주도권 신경전?
안철수 민주당 투표참여 거부와는 달리 투표참여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행보가 자꾸만 민주당과 엇갈리면서, 지난 대선 야권후보통합의 주인공이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야권내 주도권을 둘러 싼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안 의원은 28일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불참 속에 진행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했다. 그는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임명동의안에 투표를 했느냐’는 질문에 “투표했다”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안 의원의 투표가 같은 ‘신야권연대’에 소속된 민주당과 상반된다는 것이다.
황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반대했던 민주당은 이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실시하면서까지 표결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강 의장이 “관례상 인사에 대해서는 토론이 없다”고 이를 거부하고 표결을 강행하자 민주당은 강 의장에 대한 항의와 함께 투표참여를 거부했다.
이뿐이 아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그는 단 한번의 박수도 치지 않은 민주당과 달리 주요 사안별에 따라 박수여부를 달리했다. 한동안 민주당과 이견을 보였던 ‘특검과 예산안의 연계’ 부분과 관련, 박 대통령이 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자 박수를 보내면서 민주당과 입장차를 재차 분명히 했다.
신야권연대의 첫 모임에서도 ‘야권간 결속’을 강조한 민주당과는 달리 안 의원은 야권연대가 아닌 국정원 특검에 국한된 ‘사안별 연대’란 점을 강조하면서 일정부분 거리를 뒀다. 야권 연대에 함몰되기 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도 자꾸만 엇나가는 안 의원이 고깝게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가 중요한 상황에서 이날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이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 이후 13일째 이어온 침묵을 깬 것을 두고 안 의원을 향한 ‘견제구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문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가톨릭신도회 소속 의원들이 연 ‘기원미사’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관련,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신부들에 대해서까지 종북몰이를 하는데 분노를 느낀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이 ‘이어도가 방공식별구역에 빠져 있다’며 안보를 강조한 것과 반대로 연평도 포격 정당화를 주장한 정의구현사제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동시에 안 의원에게 쏠린 시선을 자신에게 돌려 ‘안철수 신당’에 대한 관심을 일정부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의원은 지난 22일에도 안 의원 측이 정치세력화 관련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하자 책 발간 계획을 공개적으로 알리면서 안 의원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견제했다.
문 의원 측은 가톨릭 신자로서 미사에 참석한 것이고 종교계에 대한 정권의 탄압에 대해 상식적 선에서 입장을 밝힌 것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야권내 주도권을 둘러 싼 두 의원의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편, 이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한 159명 가운데 새누리당 154명을 제외한 5명은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한 무소속 의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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