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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소치 성패 '스텝 시퀀스'에 달렸다


입력 2013.12.06 07:59 수정 2013.12.07 00:28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이전과 다른 패턴의 선곡..프리서 체력소모 극심

스텝 시퀀스 이후 점프서 체력 부담 견디는 게 관건

김연아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승부처는 프리 스케이팅, 그리고 이 프로그램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체력인 셈이다. ⓒ 데일리안 DB

베일에 싸여 있던 ‘피겨퀸’ 김연아(23)의 생애 두 번째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김연아는 5일(한국시각) 크로아티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가 열리는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의 공식연습을 통해 쇼트 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와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공개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김연아의 두 번째 올림픽 시즌이자 현역 은퇴 시즌의 프로그램 선택은 이전과는 정반대다. 과거 쇼트 프로그램에서 열정 넘치고 강렬한 느낌의 곡을 택했고, 프리 스케이팅에서는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느낌의 배경음악을 선곡했던 김연아는 이번 시즌에는 그 반대의 선곡을 했다.

이날 공개된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갈라 무대서 선보인 ‘타이스의 명상곡’을 연상케 하는 서정적이면서도 우아한 김연아의 스케이팅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날 쇼트 프로그램 연습에서 발등 부상의 후유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지난 시즌과 다름없는 원숙한 연기를 선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등 준비한 점프 기술은 물론 프로그램에 포함된 스텝과 스핀 등 흠잡을 데 없었다. 특유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스텝 시퀀스에서는 더욱 더 깊고 풍부해진 김연아의 감정 표현과 그에 따른 정확하고 세심한 스케이팅을 선보였다.

잠시 후 가진 프리 스케이팅 연습에서 김연아는 비로소 동계올림픽 2연패를 위한 승부수를 공개했다. ‘록산느의 탱고’가 김연아를 세계적인 선수의 반열에 올려놓은 프로그램으로 본다면, 김연아가 현역 마지막 시즌에서 또 다시 탱고곡인 ‘아디오스 노니노’를 선택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연기시간이 3분이 채 되지 않는 ‘록산느의 탱고’와 4분을 훌쩍 넘어가는 연기를 ‘아디오스노니노’라는 탱고곡에 맞춰 연기해야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김연아가 이날 연습에서 공개한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구성은 지난 시즌의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구성과 비교할 때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 점프의 순서가 바뀌고 스핀의 순서가 약간 조정된 것을 빼고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프리스케이팅 연습에서도 김연아의 점프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점프보다 관심이 모아진 부분은 스텝 시퀀스. 탱고 동작에는 절제된 감정을 절도 있고 힘 있는 안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그런 움직임들이 엿보인다.

탱고곡으로서 리듬이 다소 독특한 ‘아디오스 노니노’의 분위기에 맞춰 풍부한 감정 연기를 펼쳐야 하다 보니 스텝 시퀀스에서 김연아의 스케이팅과 몸 동작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현란하다. 특히, 아이스링크 전체를 활용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김연아의 활동 폭과 양은 그 어느 때보다 많다. 당연히 체력소모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스텝 시퀀스 이후 이어지는 트리플 러츠,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살코 점프 등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 점프에서 김연아가 극심한 체력적 부담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느냐에 프로그램의 성패가 달렸다. 결국, 김연아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승부처는 프리 스케이팅, 그리고 이 프로그램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체력인 셈이다.

김연아는 지난 3일 크로아티아 출국을 앞두고 "몸 상태는 80~90% 정도 올라온 것 같다. 아직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00%가 될 수 있도록 맞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0~20%의 몸 상태 차이가 어느 정도의 경기력 차이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분명 현재 김연아의 몸 상태는 베스트 컨디션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이번 대회에서 어쩌면 김연아의 완벽한 ‘아디오스 노니노’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가 받아들 성적표가 같은 기간 일본 후쿠오카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선 아사다 마오(일본), 애슐리 와그너(미국) 등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경쟁할 선수들과의 점수와 간접 비교가 되고, 그 점수가 기선제압을 할 수 있는 요소라고 보면 최대한 좋은 점수를 받을 필요가 있다.

쇼트 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널리 잘 알려진 뮤지컬 곡이기 때문에 관중들이나 심판들에게 낯설지 않지만 프리 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인 데다 곡 중간에는 다소 난해하게 들리기도 해 이미지 면에서 ‘낯선 음악’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김연아가 완전치 않은 체력에도 이번 대회에서 고득점에 성공,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가는 탄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시즌 첫 대회에 출전하는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올 시즌 새 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와 ‘아디오스 노니노’를 선보일 예정이다.‘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는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며, 경기일정에 따라 김연아가 출전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6일, 프리스케이팅은 7일에 열린다. 김연아 연기는 MBC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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