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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김정은, 아버지·할아버지만큼 잔인 입증"


입력 2013.12.13 16:33 수정 2013.12.13 16:38        김아연 기자

미 정부, "극도의 잔인성 보여준다"며 이례적 논평 발표

북한은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하고 이를 바로 집행했다. 양 손을 포승줄에 묶인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원들에게 잡힌 채 법정에 서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12일 특별군사재판을 통해 즉결 처형시킨 것과 관련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극도의 잔인성(extreme brutality)’을 보여준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장성택 처형 속보가 전해지자 12일 오후(현지시각) 즉각적으로 논평을 발표하고, “우리는 북한 내부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동맹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장성택 실각설’을 비롯해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정치사건에 대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으나, 장성택 처형 소식이 전해지자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놓으며 김정은 정권의 통치 방식에 맹비난을 가했다.

이번 백안관의 논평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 후 개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가 이번 사건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극도의 잔인성’이란 표현까지 동원해 장성택 처형을 비난했다.

CNN, 워싱턴포스트, BBC 등 주요외신들도 일제히 북한의 장성택 사형 집행과 관련한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CNN은 조선중앙통신의 ‘특별군사재판부의 장성택 심리 진행 결과에 따른 판결문’을 번역해 실으며 “북한의 장성택 처형은 이라크의 사담후세인을 상기시킨다. 김정은은 이 시대의 거침없는 장기집권 독재자들로부터 전술을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은 또한 “장성택의 처형이 김정은 정권의 ‘잔혹한(brutal)’ 체제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고 있는 고문, 기아 등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CNN은 사설을 통해 “김정은이 아버지와 할아버지만큼이나 완고하고 잔인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한 해 동안 장거리미사일, 핵무기 등으로 미국과 한국을 위협하는 등 주요 갈등을 조장해왔다”고 전했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북한의 장성택 처형에 대해 “김정은이 아버지의 권력을 승계받은 이래 가장 큰 격변이었다”고 분석했다.

BBC는 “개만도 못한”, “추악한 인간쓰레기” 등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판결문에 사용된 표현을 인용하기도 했다. 또한 장성택과 김정은이 고모부와 조카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며, 장성택이 김정은을 배반하고 권력에 반기를 들고자 한 혐의 등을 자세히 전했다.

일본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 언론 역시 장성택의 처형 소식을 보도했다.

NHK는 이번 소식을 전하며 “실력자 장성택의 처형은 북한이 김정은을 정점으로 체제를 확립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북한이 장성택을 본보기로 내부를 단속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 역시 장성택의 처형 소식을 긴급 속보로 전하며 이후 북한 내부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장성택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이 12월 12일에 진행됐다”며 장성택을 국가전복음모행위에 대한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을 판결했으며 즉결 처형했다고 밝혔다.

김아연 기자 (withay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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