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리틀맨유' 선덜랜드…기성용 키로 깜짝 우승컵?
스완지서 뛰던 지난 시즌 4강서 첼시와 만나 승리
올 시즌엔 맨유…선덜랜드에 맨유 출신 많아 주목
'선덜랜드의 키(Key)'가 된 기성용이 두 시즌 연속 리그컵을 들어 올릴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기성용은 지난 18일(한국시각)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벌어진 첼시와 ‘2013-14 리그 캐피탈 원컵’ 8강전에서 연장 후반 천금 같은 결승골을 넣으며 선덜랜드의 2-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기성용은 잉글랜드 진출 후 첫 득점이자 선덜랜드를 리그 캐피탈 원컵 4강에 올려놓는 결정적인 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기성용은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다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다. 공교롭게도 기성용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강적과 리그컵 결승 문턱에서 만났다.
지난 시즌 리그 캐피탈 원컵 4강에서 만났던 상대는 다름 아닌 첼시였다. 당시 스완지 시티 소속이었던 기성용은 4강 1, 2차전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스완지 시티 역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벌어졌던 1차전 원정에서 미추와 대니 그래엄의 연속골로 2-0 깜짝 승리를 거뒀고,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면서 결승에 올랐다. 결국, 스완지 시티는 약체 브래드포드 시티를 상대로 5골 폭격을 가하면서 사상 최초로 리그 컵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리그 캐피탈 원컵 4강에는 브래드포드 시티 같은 약체는 없다.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라는 두 강호에 선덜랜드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있다. 2강 2약 구도다. 하지만 지난 시즌 스완지 시티가 첼시와 4강 1,2차전에서 1승1무를 거둘 것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듯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재임시절처럼 강력하지 않다.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에는 무패의 전적으로 16강에 나가긴 했지만 이전의 맨유 모습은 분명 아니다.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새로운 전술과 팀 짜기가 과도기인 탓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순위가 올라가지 않는 것 때문에 모예스 감독의 경질론까지 고개를 드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분명 맨유가 정상은 아니다.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것 역시 맨유에는 악재, 반대로 선덜랜드에는 호재다. 판 페르시가 한 달 결장 예정이라 1월초와 중순 벌어지는 1, 2차전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선덜랜드는 맨유를 잘 안다. 한때 '리틀 맨유'라는 말까지 있었을 정도로 맨유 출신 선수들이 많았다. 지난 2011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했던 웨스 브라운과 존 오셰이가 아직까지도 선덜랜드 주축이다. 오셰이는 현재 선덜랜드의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무엇보다도 리그컵에서는 이변이 많은 만큼, 선덜랜드로서도 맨유와 제대로 맞붙어볼만 하다. 4강전은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벌어지는 데다 1차전은 바로 선덜랜드의 홈경기로 치러지기 때문에 첫 경기에서 단추를 잘 끼운다면 극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용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부상 없이 1~2차전에 나선다고 가정할 경우 가가와 신지와 한일 매치업도 성사된다. 한일 양국 선수들이 한 경기장에서 만나는 경우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다 최근 선덜랜드에서 기성용의 역할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웸블리 스타디움서 벌어질 결승전 상대는 맨시티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역시 의외성이 있기 때문에 선덜랜드의 리그컵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기성용이 팀을 바꿔가며 소속팀을 두 시즌 연속 리그컵 결승과 우승으로 이끈다면 이 또한 한국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진출사에 새로운 기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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