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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불법도감청 미국에 '엉덩이춤'으로 응수


입력 2013.12.20 14:47 수정 2013.12.20 15:52        장봄이 인턴기자

스스로 도감청 피해자, 직접 제작 출연한 동영상으로 경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트워킹'을 추는 풍자 동영상을 제작, 공개해 화제다. YTN뉴스 화면캡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도·감청을 꼬집기 위해 직접 제작한 동영상이 이목을 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출입기자단과의 만찬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올해 폭로된 NSA 불법 도·감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제작한 풍자 동영상을 공개했다. 유엔과 유엔사무총장이 불법 도·감청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동영상 속의 반 총장 사무실에는 도·감청을 위한 장치가 설치돼 있다. 반 총장은 가수 스티비 원더를 만나기로 약속돼 있는 상황에서 흥에 겨워 엉덩이춤을 춘다. 춤을 추던 반 총장은 “나는 ‘가장 열심히 일하는(하디스트 워킹·hardest woking)’ 사무총장이 될 거야”라고 말한다. 이를 감청하고 있던 정보요원들은 ‘섹시한 트워킹(twerking·엉덩이춤)’이라고 잘못 알아듣고 언론에 퍼트린다. ‘반 총장의 목표는 섹시한 트워킹을 추는 것’

공개한 다른 동영상에서는 반 총장이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걸어 물건을 가져오면 돈을 주겠다고 한다. 이를 감청하던 정보요원들이 비리에 대한 의혹을 키우지만 알고 보면 피자 배달을 시킨 것이다.

직접 연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 동영상을 통해 반 총장은 NSA 불법 도·감청을 비판하고 미국 행정부가 이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찬에는 가수 스티비 원더와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러스도 특별손님으로 참석해 반 총장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반 총장의 풍자 영상은 온라인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트위터리안 '@H_S***'은 “UN사무총장님의 점잖으면서도 위트 있고 지혜로운 모습”이라며 반 총장의 재치에 찬사를 보냈고 '@chul****'은 “반기문 총장의 엉덩이 춤은 비상식에 대한 은유”라고 평가했다.

네이버 아이디 ‘tmtm****’도 “재치에 춤 실력까지 공개해 큰 웃음 감사 합니다”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또 트위터리안 ‘@kimyoun****’은 “반기문 총장님의 더욱 존경하고 아낄 수밖에 없는 센스”라며 뼈 있는 그의 유머 감각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냈으며 ‘@pdij****'은 “이런 센스가 세상에게 웃으며 화내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 아이디 ‘kooo****’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정말 멋진 태도를 보여줬다. 훌륭하다”며 반 총장을 치켜세웠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불법 도·감청 문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쏟아졌다. 네이버 아이디 ‘samp****’은 “도청은 불신을 낳는다. 세계를 향해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미국은 반성해야 한다”며 꼬집었다. ‘seth****’은 “미국이 불법도청을 지속한다면 유엔사무총장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미국의 반성을 요구했다.

NSA가 유엔과 유엔사무총장을 불법 도·감청했다는 사실은 지난달(11월) 뉴욕타임스가 1면 톱기사로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장봄이 기자 (bom22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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