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농간’이 선사할 추신수 특급 옵션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 합의
특급 선수들에게 붙는 옵션 무엇일지 관심
‘추추트레인’ 추신수(31)가 역대급 잭팟을 터뜨리며 텍사스 레인저스행을 확정지었다.
mlb.com은 22일(한국시각), 추신수가 텍사스와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379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메이저리그 역대 외야수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역대 외야수 최고액은 매니 라미레즈와 맷 켐프(1억 6000만 달러)에 이어 최근 양키스행을 확정지은 제이코비 엘스버리(1억 5300만), 그리고 칼 크로포드(1억 4200만), 알폰소 소리아노(1억 3600만) 순이다.
또한 추신수는 2002년 박찬호의 5년간 6500만 달러를 넘어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액 기록을 다시 쓴데 이어 아시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계약을 체결한 아시아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로 지난 2008년 시애틀과 5년간 9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일단 추신수 계약은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나 옵션이 없는 순수 보장액이며 트레이드 거부권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텍사스 주에는 개인 소득세가 없어 추신수가 실제로 수령할 액수는 7년간 1억 4000만 달러를 제안했던 뉴욕 양키스의 액수보다 많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다름 아닌 옵션이다. 특히 1억 달러 이상의 특급 선수들에게는 상상 이상의 화려한 옵션들이 붙기 때문이다.
추신수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보장액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유리한 갖가지 옵션을 삽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구단 측은 선수에게 지급하는 금액 이상을 안겨주게 돼 미국 현지에서는 보라스에 대해 ‘악마의 농간’이라 평하기도 한다.
보라스가 아시아 선수를 품고 체결했던 대표적인 계약은 2007년 보스턴과 계약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다. 당시 마쓰자카는 보라스가 선을 그었던 1억 달러의 절반 수준인 6년간 5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자 보라스는 계약서에 온갖 옵션들을 붙이기 시작했다. 결국 마쓰자카는 200만 달러의 사이닝 보너스를 비롯해 MVP-사이영상-골드글러브 등 어워드 보너스,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 마이너리그행 금지, 개인통역사, 물리치료사, 마사지사, 이사비용, 보스턴-일본 왕복항공권(1등석) 연 8회, 링컨 타운 카 또는 동급 차량제공, 홈구장 필드박스 2개석 티켓, 팀 내 일본 미디어 고용, 등번호 18번 확보 등의 무수한 옵션들을 붙였다.
이 계약은 같은 일본인 투수인 다르빗슈 유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르빗슈의 에이전트 안 텔럼은 사이영상 수상 또는 투표 순위에 따른 계약기간 변경, 로스터 제외 일수가 30일 이내일 경우 보너스 지급, 신인상-올스타-골드글러브-LCS MVP-WS MVP-리그 MVP-사이영상 수상 시 보너스 등을 이끌어냈다. 물론 보라스가 주도한 마쓰자카의 계약에 비하면 간소하다.
옵션과 관련, 보라스 최고의 작품은 역시나 2001년 텍사스와 10년간 2억 5200만 달러에 계약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계약 총액 역시 역대 최고액이었지만 실로 놀라울만한 옵션들이 잇따랐다.
먼저 로드리게스는 1000만 달러의 사이닝 보너스를 받았고,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도 얻었다. 7년 뒤인 2007년 이후에는 계약을 파기할 수 있었고(실제로 A-로드는 2008년 새로운 계약서를 쓰게 된다), 보다 많은 연봉을 받게 될 선수가 나온다면 자동으로 해당 선수보다 100만 달러 이상 지급 조항이 들어갔다.
또한 로드리게스의 동의 하에 4500만 달러를 2011년과 2020년 사이에 지급하기로 해 3%의 이자를 붙였고, 리그 MVP-LCS MVP-WS MVP-올스타-실버슬러거 선정에 따른 보너스는 물론 베이스볼 아메리카, AP, 스포팅 뉴스가 올해의 선수로 선정하게 되면 10만 달러를 더 받게 했다.
추신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르빗슈 이상급은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동양인 특급 선수들이 그랬듯,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1등석 항공권과 레인저스 볼파크의 A급 좌석, 물리치료사, 마사지사, 이사비용 등이 지급될 전망이다. 물론 마쓰자카, 이치로와 달리 영어에 능통한 추신수는 개인통역사가 따로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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