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평화헌법 대해 아베와 다른 생각?

하윤아 인턴기자

입력 2013.12.24 13:54  수정 2013.12.24 14:02

80세 생일 맞아 "평화와 민주주의는 반드시 지켜야" 강조

80번째 생일을 맞은 일본의 아키히토 일왕이 기자회견에서 '평화헌법'과 관련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자료사진) 요미우리신문 영문판 홈페이지 화면캡처

23일 일본의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80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날 그는 도쿄에 위치한 황궁에서 일장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약 2만여 명의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손을 흔들며 미소로 화답했다.

또한 이날 NHK방송 등 현지의 다수 매체들은 지난 18일 사전 녹화된 기자회견 방송을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태평양전쟁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평화헌법’을 언급했다.

일왕은 회견에서 생애 가장 인상에 남는 기억을 묻는 질문에 소학교(초등학교) 시절 겪었던 ‘전쟁’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며 “이를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참혹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평화와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것으로 삼아 일본국헌법(평화헌법)을 만들어 여러 차례 개혁을 시도했고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평화헌법의 토대 위에 전후 일본의 재건이 이루어졌다고 강조하며 오늘날의 중심 개념으로써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개정 의사와는 상반된 견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루 전인 22일 아베 총리는 NHK방송을 통해 “평화 헌법 개정은 내 평생의 과업(Life Work)”이라며 “어떻게든 해내고 싶다”며 개헌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전부터 미 군정시기에 강요된 평화헌법의 개정 필요성을 설파하며 일관되고도 단호한 자세로 개헌을 추진해왔다.

현재 일본 헌법 상 일왕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없기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이번 일왕의 발언과 관련된 보도를 특별히 내보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향후 일본의 헌법 개정 논의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초미의 관심을 보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아버지인 히로히토(裕仁) 일왕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재임 기간 동안 팔순을 맞이한 아키히토 일왕은 회견에서 마치코(美智子, 79) 왕비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그는 “일왕이라는 자리는 고독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가치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반려자를 얻었다”며 “왕비가 나를 존중하며 곁에 있어주었기 때문에 나는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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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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