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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행사' 박주영 슬픈 미소…결단의 시간 왔다


입력 2013.12.26 16:28 수정 2013.12.26 16:3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아스날 이적 후 계속된 기나긴 시련

겨울이적시장 통해 새 삶 찾아야

박주영은 아스날을 등지고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 한다. ⓒ 연합뉴스

유럽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 가운데 유독 박주영(28·아스날)의 시련이 두드러져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주영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명문구단 중 하나인 아스날에 입단했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으로부터 전력 외로 분류된 박주영은 정작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박주영을 더욱 초라하게 했다. 소속팀 핵심 용병으로 자리매김한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선덜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또 선덜랜드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던 지동원은 최근 재도약을 위해 독일 도르트문트와 이적협상에 들어갔다. 선덜랜드 거스 포옛 감독은 “직접 도르트문트에서 제안을 해왔다”며 “‘독일스타일’인 지동원을 데려가고 싶은 도르트문트의 열망이 대단하다. 강등권인 선덜랜드 사정상 기회를 주지 못한 지동원의 이적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보경은 카디프시티 식스맨(조력자)으로 맹활약 중이다. 또 베테랑 박지성(아인트호벤)과 이청용(볼턴)은 소속팀에서 자국 출신 선수들보다 더 확고한 신뢰를 받고 있다.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을 제외하면 박주영의 신세는 안타깝게도 최악이다. “맏아들이 잘돼야 집안일이 술술 풀린다”는 말이 있다. 박주영이 기운 내 ‘뭉게구름’을 모아야 공격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축구도 ‘후련한 소나기’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홍명보호 대표팀엔 손흥민, 김신욱, 이근호 등 소수정예 공격수가 건재하지만 박주영은 이들과 또 다른 타입의 ‘정교한 공격수’다. 홍명보호는 지난 평가전을 통해 다양한 공격옵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런데 박주영은 최근 아스날이 주최한 연말연시 행사에 끌려 다니느라 바쁘다. ‘과묵한 산타 용병’으로 분장해 런던 현지 불우이웃에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글로벌 이웃과 함께 사진 찍은 모습에선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일부 국내 팬들도 이런 박주영을 향해 실망감과 함께 온갖 조롱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본인만큼 마음 아픈 사람이 어디 있을까. 선수가 축구장에서 뛸 수 없다면 존재가치가 흐려지기 마련이다.

박주영의 행복한 미소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다행히 박주영은 불굴의 노력파다. 아스날 훈련장에서 그의 노력을 모르는 이는 없다. 심지어 아스날 벵거 감독도 “박주영은 성실한 선수이며, 대단한 열정을 지닌 노력파”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단지 벵거는 “아스날 전술과 맞지 않은 타입이라 기회를 주기 어렵다”는 견해를 고수할 뿐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하나다. 아스날을 등지고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 한다. 용기를 내 새로운 환경에 도전장을 던져야 한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지금, 박주영 국가대표 복귀에 대한 지지도는 52%(한국갤럽 조사)에 이른다. 국내 축구팬들은 “일단 아스날에서 탈출하고 보자.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백의종군’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

홍명보 감독과 축구팬들은 박주영이 하루빨리 방황을 끝내고 자신에 걸맞은 자리로 돌아와 주길 바라고 있다. 경기장 밖의 모습만이 화제가 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만큼 박주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는 곧 박주영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반증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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