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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지동원, 잡거나 떠나거나


입력 2014.01.03 10:31 수정 2014.01.03 10:3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2일 4개월 만에 선발출전, 부진으로 역효과

주전확보-홍명보호 승선 ‘빨간불’ 향후 행보는

지동원(왼쪽)은 4개월 만에 잡은 선발 기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 연합뉴스

지동원(23·선덜랜드)에게 1월은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출전은 물론 자신의 유럽무대 경력에서도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시기다.

지동원은 올해 선덜랜드 잔류가 확정되며 다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시즌 초반 감독의 신뢰 속에 몇 차례 출전기회를 잡았지만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주전경쟁에서 밀려났다.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일도 허다했다. 2년 전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지동원은 최근 독일 도르트문트 영입설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소속팀에서의 부진은 대표팀 입지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동원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다. 유럽진출 이래 최대의 고비였다.

지난 2일(한국시각)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아스톤빌라와의 홈경기에서의 깜짝 출전은 모처럼 지동원에게 돌아온 절호의 기회였다. 지동원이 선발 출전한 것은 9월 1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3라운드 이후 4개월여 만이었다.

거스 포옛 감독이 그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던 지동원에게 교체도 아닌 선발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선덜랜드 공격진의 동반침체가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된 지동원은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최선을 다했다. 시즌 초반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자신감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았던 지동원은 이날 상대 수비와 과감한 몸싸움을 서슴지 않고 기회가 나면 슈팅도 주저하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지동원의 활약이 포옛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는 평가다. 지동원은 이날 67분 만에 선발출전한 공격수들 중 가장 먼저 교체됐다. 오랜만의 출전이다 보니 경기감각이 정상이 아니었고, 위치 선정이나 볼트래핑도 아쉬움이 컸다. 의욕에 비해 팀의 경기 템포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았다.

앞으로 포옛 감독이 지동원에게 다시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포옛 감독 입장에서는 현재 리그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동원에게 선발출전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나름 큰 결단이었다. 그러나 지동원은 그 기대에 부응하는 데는 실패했다.

다만, 지동원의 경쟁자들 역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게 변수다. 플레쳐와 알티도어 역시 올 시즌 골 결정력이 신통찮은 것은 지동원보다 나을게 없다. 선발이 아니라 교체로라도 한 번 정도는 지동원에게 더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편으로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을 모색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장은 선덜랜드의 주전경쟁에서 생존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덜랜드에서 지동원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가능성은 낮은 것이 사실이다.

가능하다면 1월 이적시장에서 충분한 출전시간이 제공될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지동원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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