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추신수·류현진, 월드시리즈서 만날까
류현진 10일 출국 이어 추신수도 12일 미국행
우승 전력의 핵심 멤버로 WS 투타 대결 기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양대산맥 추신수(32·텍사스)와 류현진(27·LA다저스)이 다시 뛴다.
류현진이 국내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10일 LA로 먼저 출국했고, 이틀 뒤에는 추신수가 텍사스로 출발한다. 다음 시즌을 대비한 개인훈련 일정을 소화, 본격적인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류현진은 2년차 징크스, 추신수는 FA 대박 후유증이 각각 변수로 꼽힌다. 모두 지난 시즌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터라 높아진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초년생으로 쉽지 않은 적응기를 거쳤다. 당시만 해도 검증되지 않은 미지의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에 대한 의혹과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데다 스프링캠프에서의 런닝 기록, 흡연 문제와 불펜피칭 생략 등 일거수일투족이 현지 언론의 집요한 비판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주변의 섣부른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며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커쇼-그레인키에 이어 류현진을 다저스 부동의 3선발로 전망한다. 경험이 쌓인 만큼, 이제는 류현진도 상대팀의 경계대상이 됐다. 시즌 후반기 보였던 체력적인 문제와 홈-원정에서의 경기력 편차 등 끊임없는 약점 보완이 있어야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개인훈련의 비중이 더 크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훈련 스타일이나 스프링캠프 소집기간은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 스프링캠프에 소집되기 전 일정 수준의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 특히, 올해 다저스의 선발진이 더욱 두꺼워질 수 있어 류현진 역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추신수는 최근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FA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까지는 수준급 선수였다면, 이번 FA 시장을 거치며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고액 연봉자이자 주목받는 스타 반열에 합류했다. 그만큼 성적에 대한 기대치와 부담은 더욱 높아졌다. 추신수 스스로도 우려했듯, 새로운 팀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무의식적인 부담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일단 톱타자 겸 좌익수로 뛸 전망이다. 시애틀과 클리블랜드에서는 우익수, 지난해 신시내티에서는 중견수로 활약한데 이어 또 포지션 이동이다. 좌익수가 중견수보다 수비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타격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적응기간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론 워싱턴 감독은 다재다능한 추신수를 1번 타순에만 고정하는 게 아니라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할 전망이다.
국내 팬들 초미의 관심사는 둘의 개인 활약 못지않게 월드리시즈 우승 여부다. 공교롭게도 추신수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텍사스로 옮기면서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만날 기회는 사라졌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만나는 것이 가능하다.
류현진과 추신수가 월드시리즈에 동반 진출할 경우, 꿈의 투타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가능하다. 모두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두꺼운 전력을 갖추고 있어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2014시즌을 예상하며 메이저리그 우승을 다툴 후보로 류현진 소속팀 다저스를 2위, 추신수 소속팀 텍사스를 6위로 꼽았다. 다저스는 커쇼-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텍사스는 추신수와 프린스 필더 가세로 화력 보강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14인 중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선수는 류현진과 추신수 포함 모두 5명이었고, 이중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은 선수는 박찬호와 김병현 둘뿐이다. 김병현만이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두 번이나 획득했지만 주역으로 꼽히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핵심전력으로 꼽히는 류현진과 추신수. 누가 과연 역대 두 번째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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