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와 망령’ 다나카…양키스서 다저스 급선회?
양키스, 2007년 이가와 영입으로 대실패 경험
반면 '류현진 성공' LA 다저스는 여전히 적극적
올 시즌 메이저리그 FA 최대어 다나카 마사히로(26)가 뉴욕 양키스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양키스의 중계를 전담하는 예스 네트워크(YES)는 9일(한국시간), 다나카 영입과 관련한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 양키스 출입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양키스가 다나카를 영입하는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특히 과거 이가와 게이(35·오릭스) 실패 영입 사례가 주된 골자였다.
이가와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찍었고, 2003년에는 20승 5패와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사와무라상을 수상, 일본 최고의 투수로 떠올랐다.
이후 이가와는 2006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양키스는 일본 특급 투수를 위해 무려 2600만 194달러(약 283억 원)의 포스팅 비용과 계약 총액 2000만 달러(5년)를 투자했다. 당시 이 금액은 이전 시즌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5110만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포스팅 액수였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이가와는 데뷔 첫 해 14경기에 나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6.25로 부진, 이듬해부터 양키스 전력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이후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마이너리그를 전전했고, 끝내 제 기량을 찾지 못한 뒤 지난 2012년 일본으로 돌아가 오릭스에 입단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구단 측은 여전히 다나카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가와 게이의 사례에서 보듯 구단에 오점을 남기는 대실패가 될 것도 우려하고 있다”며 “만약 다나카에게 거액을 투자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이가와의 실패가 떠오를 것이다. 이는 양키스와 선수 모두에게 부담”이라고 전망했다.
그러자 뉴욕 타임즈의 데이빗 월드스테인 기자는 “당시 양키스는 이가와에게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하필이면, 이전 시즌 라이벌 보스턴이 마스자카를 영입, 15승과 함께 월드시리즈를 우승했기 때문이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가와는 양키스 구단 영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패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최근 뉴욕 포스트는 ‘지난 10년간 뉴욕 연고 프로스포츠 구단의 워스트 10’ 선수를 발표하며, 이가와를 1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현재 다나카는 양키스를 비롯해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영입을 노리고 있다. 이가와 실패의 기억을 안고 있는 양키스와 달리, 다저스는 지난해 류현진의 성공 사례로 동양인 포스팅 입찰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나카 입장에서도 양키스행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뉴욕의 언론과 팬들의 극성은 둘째치더라도 야구하기 훨씬 편한 LA 지역에 머무는 것이 수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다나카는 현재 LA에 머물며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미 다저스와 접촉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으며, 지난 2012년 텍사스와 6년간 5600만달러(약 594억원)에 계약했던 다르빗슈를 넘어 계약 총액 1억 달러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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