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안현수 등' 엄살 아닌 노골드 전망 '오히려 보약'


입력 2014.01.12 09:01 수정 2014.01.13 16:56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개최국 대표 안현수 등에 밀려 금메달 유력 후보 없어

최근 훈련서 컨디션 살아나..상대적 무관심 오히려 도움

지난해 빅토르 안(안현수)와 레이스 펼친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대한체육회가 발표한 한국 선수단의 소치동계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4개 이상의 종합 7위권이었다.

이날 제시한 것은 1차 목표로 금메달이 유력한 피겨스케이팅(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이상화), 그리고 여자 쇼트트랙(심석희 2개) 등이었다. 눈여겨 볼 점은 쇼트트랙. 남녀 통틀어 쇼트트랙서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유력한 선수는 여자 심석희가 유일하고, 남자 선수들 가운데는 우승이 확실시 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대목이다.

동계올림픽에 걸려 있는 총 8개의 금메달 가운데 25%인 2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것도 물론 대단한 성과지만, 1992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2010 밴쿠버 올림픽까지 쇼트트랙에서만 19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던 한국 쇼트트랙의 화려한 역사를 떠올리면, 분명 아쉬운 목표치다.

소치 동계올림픽 목표를 발표한 대한체육회의 이 같은 입장은 현실적인 것일까. 그저 엄살에 불과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 엄살은 아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이 ‘노골드’로 대회를 마쳤다는 점을 떠올릴 때, 최근 월드컵 시리즈에서 부진을 거듭했던 남자 쇼트트랙이 소치 동계올림픽을 ‘노골드’로 마칠 가능성은 분명 있다.

실제로 미국 NBC스포츠는 최근 소치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눈여겨볼 선수로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 출신인 러시아 귀화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를 비롯해 샤를 아믈랭(캐나다), J R 셀스키(미국) 등 3명을 꼽았다. 지난해 11월 러시아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 500m, 1000m, 1500m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3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자 신다운(서울시청)을 비롯해 이한빈(성남시청), 박세영(단국대), 노진규(한국체대), 김윤재(성남시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국제무대에서 뒤지지 않지만, 최근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게 한다. 국제대회 1500m 11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의 주인공 노진규의 경우, 이번 소치동계올림픽 개인전에 출전할 수 없고 계주에만 뛴다는 게 크나큰 손실이다.

반면, 혼자서는 러시아를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던 국내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빅토르안은 이제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 ‘소치의 재앙’을 안길 실재적인 위협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의 개최국 러시아의 대표선수로서 빅토르안이 대회 전체 판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상상하기 조차 싫을 정도다.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밝고 따뜻한 양지에서 주목 받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이제 사람들의 관심에서 빗겨나 기대나 주목을 기대하기 힘든 음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대적 무관심은 오히려 대표팀에 약이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남자 선수들이 최근 월드컵 시리즈에서 전체적으로 컨디션 난조와 불운에 시달려 왔지만 본격적인 동계올림픽 준비체제에 들어간 이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 빠른 속도로 지구력을 회복하는 등 컨디션이 최고조로 오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럽이나 북미 지역 선수들의 기량이 날로 향상되고 있음에도 한국 쇼트트랙의 기술이나 경험이 여전히 세계 최고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체력만 뒷받침 된다면 언제든 어떤 대회에서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일정상으로 보면 소치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다음달 10일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남자 1500m에서 금빛 질주에 성공한다면, 나머지 종목에서도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노진규가 출전하는 남자 5000m 계주는 충돌이나 실격 등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분명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소치로 가는 한국 선수단에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서글프지만 잃을 것이 없는 현재 상황이다. 이들이 펼칠 대반전의 드라마가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임재훈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