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신뢰 유지' 박원순 “기존 정치 욕먹는 이유...”

21일 KBS 라디오서 “계산, 이익에 따라 행동 말고 시민 생각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근 안철수 의원의 양보론에 “백번이라도 양보할 것”이라고 말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 의원과 내가) 어떤 계산이나 이익에 따라서 만났던 사이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1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과는 벌써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도록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과정에서 함께 힘을 모았다”고 안 의원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안철수 의원과의 신뢰 관계’를 두고 그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기존의 정치문맥이나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후보 양보의)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를 함께 꿈꿨고 (의지를) 다졌다고 생각한다”며 “(안 의원과의 관계에서) 신뢰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차기 지방 선거에서 안철수 신당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고 박 시장 역시 재출마를 선언해 양측이 경쟁관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과의 관계에서 이제는 이익을 따져 계산해야하지 않느냐’고 묻자 박 시장은 “개인의 정치세력보다는 시민의 뜻과 시민의 이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히며 “기존의 정치가 욕을 먹는 이유가 바로 시민의 관점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그는 ‘수가제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를 인용해 자신을 일엽편주와 같은 작은 배에 비유하며 “(지난 선거에서) 그야말로 항공모함들을 이겼다. (이 승리에는) 시민의 힘, 시민의 이익이라고 하는 것이 중심에 있었다”고 역설했다.

한편 일각에서 박 시장이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의원에게 마음의 짐을 졌기에 차기 선거에서는 양보나 연대를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그는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어떤 정당이나 정치세력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자리다”며 “천만 시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답이 저절로 다 잘 풀릴 것이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