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혼다·가가와…무너져가는 일본 자부심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1.21 17:09  수정 2014.01.21 18:32

혼다, 베로나와의 리그 경기서 최악의 부진

자리 잡지 못한 가가와는 사실상 방출 명단

가가와는 사실상 맨유에서 입지를 잃은 상태다. ⓒ 게티이미지

일본 축구 대표팀의 상징인 혼다 케이스케(28·AC 밀란)와 가가와 신지(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일본 축구에 비상이 걸렸다.

혼다는 20일(한국시각), 산시로에서 열린 ‘2013-14 이탈리아 세리에A’ 베로나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극심한 부진 속에 후반 18분 비르사와 교체돼 벤치에 앉았다.

아직 3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지만 혼다의 밀라노 입성은 그야말로 냉온탕을 오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단식에 이어 사수올로와의 데뷔전에 교체 출전해 큰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스포트라이트는 4골로 AC밀란을 격침시킨 도메니코 베라르디(20)에게 쏠렸다.

이어 스페지아와의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첫 선발 출전에 데뷔골까지 터뜨려 성공적 연착륙을 예감케 했으나 곧바로 이어진 베로나와의 리그 경기서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말았다.

이날 혼다는 4-2-3-1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어로 출전했지만 사실상 카카와 함께 2선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원톱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와의 호흡은 물론 최전방에서의 움직임도 기민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실제로 이날 혼다는 볼터치와 패스 플레이 등은 깔끔하게 처리했지만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이라든지 팀 동료들과 위치선정이 겹치는 최악의 플레이를 펼치고 말았다.

결국 이를 지켜본 클라렌스 세도르프 감독은 첫 번째 교체카드를 혼다에게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경기 후 세도르프 감독은 “아직 컨디션이 최고가 아닌 듯 보인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혼다 역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과의 의사소통 문제는 영어로 풀어갈 수 있다. 팀 동료들과도 서로 이야기를 나눠 내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천천히 짚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이탈리아 언론도 이번에는 서슬 퍼런 비판의 잣대를 들이밀었다. ‘투토 이탈리아’는 혼다에 대해 양 팀 통틀어 최저 평점인 5점을 매긴 뒤 “열심히 뛰었지만 골문 앞에서 생동감이 없었다”고 평했고,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도 “팀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면서 역시나 최저인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물론 혼다는 이적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벌써부터 의사소통의 문제로 감독의 작전지시는 물론 동료들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 축구의 더욱 큰 악재는 따로 있다. 바로 실질적 에이스인 가가와 신지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본 언론들은 맨유와 첼시의 지난 22라운드서 가가와가 결장한 부분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가가와를 또다시 벤치에 앉혀둔 대신 애쉴리 영을 선발로 기용했는데 이를 두고 일본 언론은 “맨유에서 입지를 완전히 잃은 결정적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가가와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도르트문트 시절과 달리 EPL 특유의 강한 압박과 힘의 축구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며, 급기야 올 시즌에는 아드낭 야누자이라는 신예가 나타나며 위태롭던 자리를 빼앗고 말았다. 올 시즌 가가와는 17경기(선발 14경기)에 출전해 공격포인트가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맨유는 첼시에서 주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안 마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구단 측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마타와 같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해줄 해결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마타의 영입은 곧 가가와의 방출을 의미한다. 포지션이 흡사한 두 선수는 몸값마저 높아 사실상 한 팀에서 공존하기 어렵다. 가가와 역시 이적시장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그의 영입을 희망하는 구단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일본 축구는 대표팀을 상징하는 두 선수가 유럽 명문 구단에 몸담고 있다는 점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혼다는 ‘검증된 에이스’에서 ‘지켜봐야하는 선수’로 거품이 빠지고 있으며, 가가와는 ‘명문 맨유에 걸맞지 않은 선수’로 전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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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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