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공안정국 조작사건, 무증유죄 유증무죄"
보수 "내란음모 사형 마땅, 통진당 해체로 연결"
“내란음모죄 이석기는 사형이 마땅하다.”
“공안정국 조작사건 무죄석방해야 한다.”
바야흐로 ‘석기시대’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혐의 등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보수-진보진영 모두 목청을 높이고 있다. 주요 집회 장소에서는 보수진영 사람들의 “이석기 사형”과 통진당 관계자들의 “이석기 무죄”구호가 울렸다.
보수단체 '이석기 현수막 제거'이벤트 열기도
보수진영에서는 “종북척결”구호와 함께 “내란음모죄 이석기는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기 사건’을 통해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린 종북세력을 뽑아내야 한다고도 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와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 의원에 대한 공판이 열릴 때마다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법부는 내란음모자를 엄중 처벌하고 이 의원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보수진영은 이 의원의 내란음모혐의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 이후 곧바로 ‘통진당 해산운동’에 돌입할 채비다. 통진당 강령의 ‘민중주권’,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의 내용이 정당의 해산 조건인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수호에 위배’된다며 치열한 법리전 예고했다.
아울러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전국에 내걸린 통진당 현수막을 제거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이버 안보 감시단 블루아이즈’는 지난 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불법 설치된 통진당의 거짓 왜곡 현수막 철거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내란음모는 조작입니다. 이석기 의원은 무죄입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통진당의 현수막을 철거하고 이를 촬영해 ‘인증샷’을 올리면 문화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블루아이즈 측은 “정당 현수막은 정당법의 보호를 받지만 지방자치단체에 신고 되지 않은 곳에 설치한 것은 불법 현수막”이라고 주장하며 “이 의원 1심 선고일인 17일까지 철거 이벤트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청계광장 이석기 얼굴 그려진 대형 현수막 펄럭
통진당은 ‘이석기 무죄운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법원의 판결이 미치는 충격파가 당을 재기불능상태로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판결은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석기 판결에 따라 진보진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진당은 장외투쟁 전선을 확대하며 후폭풍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광화문 연좌시위, 이석기 무죄석방 릴레이 1만배, 석방문화제 등 다양한 형태의 ‘이석기 무죄운동’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일부 진보단체와 손을 잡고 ‘반독재’, ‘공안정국’, ‘야당탄압’, ‘조작사건’ 등 구호를 내세워 반정부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전국 주요시위 장소는 ‘이석기’로 물들었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등 4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내란음모 정치공작 공안탄압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내란음모 구속자 석방문화제’를 열고 “이석기 무죄석방”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역사적인 내란음모조작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 자리에는 이 의원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이 등장했고, 참가자들은 “정치검찰의 20년 구형 규탄, 구속자 무죄석방”, “내란음모 조작 박근혜정권 규탄” 등을 외쳤다.
특히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이 의원에 대한 검찰의 징역 20년 구형과 관련, “무증유죄, 유증무죄”라며 “대선불법개입은 증거가 있어도 무죄가 되고, 내란음모조작사건은 증거가 없어도 징역 20년이 구형되는 박근혜정권 시대를 한탄하는 말”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RO 회합 녹취록은) 이미 누더기가 됐다. 녹음파일에는 내란음모가 있었는가, 선동이 있었는가. 그 어느 것도 없었다”며 “법원이 종북공세 여론재판의 영향에서 벗어나 이 사건을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내란음모 등은 당연히 무죄”라고 했다.
'황당한 비교' DJ도 됐다가 장성택도 됐다가...
지난 4일에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내란음모 조작과 정치구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에 대한 정치보복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 했던 전두환 정권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의원에게 종북의 굴레를 씌워 의정활동을 박탈하고 20년 동안 감옥에 묶어두겠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20년 아닌 200년 감옥에 묶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노무현재단이 주최한 송년 행사에서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은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통진당이 진행 중인 ‘이석기 무죄석방 릴레이 1만배’ 행사에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이정희 대표와 안동섭 사무총장, 민병렬 최고위원 등이 참여해 약 4000배의 절을 했다.
한편 법원은 오는 17일 이 의원의 ‘내란음모’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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