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돌파’ 하뉴 유즈루…일본 피겨발전 결정체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서 사상 첫 100점 돌파
일본 피겨 중흥기와 맞물려 탄생한 최고 유망주
일본 남자 피겨의 유망주 하뉴 유즈루(20)가 사상 첫 100점대를 돌파했다.
하뉴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4.84점에 예술점수(PCS) 46.61점을 합쳐 101.45점을 얻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00점 돌파는 신채점방식 도입 이후 역대 최고점이다. 2위인 패트릭 챈(캐나다·97.52)과의 격차는 약 4점 차. 하뉴는 14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선전을 펼칠 경우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하뉴는 첫 과제인 쿼트러플 토루프(공중 4회전)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해 기본점 10.30점에 가산점(GEO)을 2.86점을 모두 챙겼다. 게다가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잇달아 완벽하게 성공하며 장내를 들끓게 했다.
사실 하뉴는 일본 피겨가 야심차게 계획해 육성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80년대 경제호황과 함께 스포츠 산업 육성에 큰 힘을 기울였다. 피겨의 경우, 선수들의 전용링크장이 속속 건설됐고, 세계 유명 코치들을 영입해 선수들 기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첫 결과물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토 미도리였다.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트리플악셀을 성공시켰던 이토는 올림픽에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미국의 크리스티 야마구치를 넘는데에는 실패했다.
이후 일본은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오카가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올린다. 아라카와의 금메달과 그녀의 뒤를 이을 아사다 마오가 등장하자 일본 내에서는 그야말로 피겨 열풍이 몰아쳤다. 그러면서 일본의 기업들도 피겨에 엄청난 투자들을 하기 시작했고, 선수층이 두꺼워지는 효과를 낳았다.
이때 발굴된 유망주가 바로 하뉴다. 주니어 시절부터 비범한 재능을 보였던 하뉴는 성인무대에 데뷔한 뒤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공교롭게도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만나며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하뉴의 주특기는 역시나 점프다. 그는 2연속 트리플 악셀은 물론, 쿼드러플 토룹-트리플 악셀 콤비네이션,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악셀 시퀀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피겨 제왕’ 예브게니 플루첸코가 중도 낙마한 상황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하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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