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김연아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경기 직전 웜업 때 긴장한 탓에 경직
실전에서 경험과 기량으로 완벽 해결
‘강심장’ 김연아(24)도 올림픽 2연패 위업을 앞둔 무대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연기로 74.92점을 받았다.
기술 점수(TES) 39.03점, 예술 점수(PCS) 35.89점을 얻었다. 가산점(GOE)은 7.60점. 4년 전 자신이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역대 최고점(78.50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흠잡을 데 없는 무결점 연기였다.
2분50초의 환상적인 연기가 끝나자 함성과 팬들의 선물이 링크에 쏟아졌다.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후련한 표정으로 관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점수를 확인하고 비교적 환한 미소를 지은 김연아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부담은 없었다. 쇼트 프로그램만큼은 자신 있었다. 거의 매일 클린했기 때문에 못하면 억울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아찔한 상황을 털어놓았다.
김연아는 “첫 연기를 앞두고 잔뜩 긴장했다. 웜업 당시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더 긴장했다”면서 “연습 때도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했고, 게임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점프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김연아는 역시 ‘피겨퀸’이었다. 쇼트프로그램 음악인 ‘어릿 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에 맞춰 특유의 우아하고 서정적인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전매특허’ 트리플 러츠-토루프 연속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첫 점프를 뛰고 한시름 놓았다"고 밝힌 김연아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까지 깔끔하게 소화한 뒤 이른바 '연아 스핀'으로 불리는 플라잉 카멜 스핀으로 우아함을 더했다. 더블 악셀 점프를 뛴 뒤 레이백 스핀까지 소화한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에 이어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김연아는 갑작스레 위축됐던 심리 상태에서도 ‘피겨퀸’의 최정상급 기량과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등 풍부한 경험으로 덮고 이겨낸 것이다.
한편, 김연아에 도전하는 리프니츠카야는 오전 3시 47분 5조 첫 번째 주자로, 아사다는 전체 선수 가운데 마지막인 30번째 주자로 4시 20분 출전한다. 앞서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유망주 김해진(17)과 박소연(17)도 첫 올림픽 무대에서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프리스케이팅은 21일 0시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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