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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에 시비 안거는 민주당이 이상하다


입력 2014.03.12 16:52 수정 2014.03.12 17:06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부자-서민 프레임 위해 정몽준-남경필 공천되길 바라기때문?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민주당이 조용하다. 신당창당 때문인가 보다. 그래도 이상하다. 유달리 지방선거 공세는 소극적이다. 국정원 증거조작 등 다른 건 예전과 같은데 말이다.

지방선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각 당은 후보 공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다. 흔히 선거는 ‘흥행’이 중요하다고 한다. 장사가 되어야 된다는 의미다. 그래야 유권자들의 표심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다. 이 때문에 각 당은 전략지역에 대한 흥행몰이를 한다. 일종의 ‘컨벤션 효과’인 셈이다. 유력한 후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간의 공개경쟁인 것이다. 후보선출을 위한 공개경쟁이다. 여론은 마치 선출된 후보가 당선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게 ‘컨벤션 효과’다.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먼저 새누리당이 나서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와 경기지사 후보 선출이다. 서울시장 후보는 정몽준, 김황식, 이혜훈 등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누가 박심을 등에 업었느니, 대중적 지지가 누가 낫느니 등등 여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7선의 정몽준 의원도 이를 부채질한다. 본인의 상품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경기지사도 마찬가지다. 5선의 남경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추측이 난무했다. 결국 출마를 선언했다. 밀고 당기기를 한 셈이다. 남 의원으로서는 여론을 기막히게 활용한 셈이다. 충분한 ‘몸값 올리기’에 성공했다.

여기에 ‘남원정’의 멤버인 4선의 정병국 의원이 가세했다. ‘남원정’간의 결투가 볼만한 것이다. 원유철 의원도 나섰다. 김영선 전 의원은 자신의 출마부각을 위해 몸부림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의 출마선언장에 찾아가 해프닝을 벌였다.

이렇듯 새누리당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다르다. 새누리당의 유력 후보들에 대한 공세가 치열했다. 소속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함이었다. 조용하다. 새누리당의 유력후보들에 대해 침묵한다. 예전과 다른 모습인 것이다.

제3지대 창당 때문인가. 그렇게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다르게 볼 수도 있는 문제다. 뭔가 기다린다는 느낌이다. 창당과는 별개로 공격을 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유력후보들을 대상으로 말이다. 지나치게 자제를 한다는 게 이상한 것이다.

서울과 경기지역만 보자. 두 지역은 지방선거에 상징적 지역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두 지역의 승리는 사실상 지방선거 승리를 의미한다. 새누리당의 흥행몰이가 당연히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시작될 수밖에 없다.

이와는 달리 민주당은 조용하다. 서울 박원순, 경기 김상곤 등으로 사전 정리가 된 까닭도 있다. 문제는 시끄럽게 공세를 퍼부어야 할 민주당이 가만있다는 것이다. 다른 야권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서울지역의 새누리당 지지도 1위 후보는 정몽준 의원이다. 경기지역 지지도 1위 후보는 남경필 의원이다. 전략지역에 대한 여권의 유력후보인 것이다. 비판을 하고 공세를 하는게 맞다. 그런 빌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얼마든지 꺼리가 많다.

왜 가만히 있는 것일까. 추측이지만 생각해보면 이러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정몽준, 남경필 두 사람이 무사히 후보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공격을 자제하는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선거의 프레임을 위해서다. 구도설정을 위함이다. 정몽준 의원은 대한민국의 갑부다.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남경필 의원 또한 기득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아버지의 후광이라는 딱지도 따라 다닌다. 남 의원으로서는 그 점이 아킬레스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좋은 구도가 만들어진다. 그것도 서울과 경기라는 최대의 전략지역에서 말이다. ‘부자와 서민’, ‘가진자와 못가진자’, ‘있는자와 없는자’ 등등의 비교구도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선거전에서 가장 좋은 게 이러한 비교구도 설정이다. 공격하기도 좋고, 여론을 몰아가기에도 쉽다. 당연히 야권성향 지지를 결속시키는 동력이 된다. 중도적 입장의 유권자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끝까지 기다리는게 맞다. 그러지 않아도 국정원 증거조작 의혹 등 대여 공세꺼리가 많다. 구태여 방해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보기좋게, 먹기좋게 진열되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겉으로 끙끙 앓으면서, 속으론 웃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거가 그렇다. 어떤 구도로 가느냐를 봐야 한다.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그것이 관건이다.

지금 민주당의 침묵이 그런 것이다. 이유 있는 침묵이다. 먹잇감이 스스로 익혀지도록, 먹기좋게 다듬어 지도록, 느긋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다.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어쩌면 새누리당의 대응전략이 궁금하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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