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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된 내 카드 포인트 이제 모아서 사용한다


입력 2014.03.14 14:02 수정 2014.03.14 14:50        윤정선 기자

카드사와 금융당국 입장 엇갈려… 포인트의 법적 성격 차이 때문

소멸되는 신용카드 포인트(여신금융협회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이르면 내년부터 각 카드사의 포인트를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해마다 수천억원씩 버려지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소비자가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14일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6월 카드 포인트가 소멸하지 않고 소비자가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카드 포인트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내달 중 카드사와 함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우선 금융당국은 각 카드사가 운영하고 있는 포인트를 모아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카드소비자는 여신금융협회의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을 통해 각 카드사 포인트를 한 번에 확인하는 절차에 그쳤지만 이를 묶어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예컨대 A카드사에 5000포인트가 있고 B카드사에 3000포인트가 있다면 카드이용자는 이를 동시에 쓸 수 없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이용자 앞으로 카드사마다 분산된 포인트를 하나로 묶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 간 회원유치 경쟁으로 포인트 시장은 팽창했다"며 "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미흡해 버려지는 카드 포인트와 소비자 불만도 늘어 제도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금액은 지난 2010년 1223억, 2011년 1092억, 2012년 1283억이다. 해마다 1000억원 넘게 포인트가 허공에 사라진 셈이다. 지난 2012년 신용카드 포인트 관련 민원도 2008년과 비교했을 때 173% 증가했다.

신용카드 포인트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소비자 단체, 카드사의 입장은 엇갈린다. 카드사는 포인트가 회원에 대한 '부가서비스'라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과 소비자 단체는 '고객의 자산'이라는 생각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고객을 위한 부가서비스"라면서 "카드사마다 상이하게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것만큼 이를 고객의 자산으로 보기 보다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보는 게 더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카드사마다 포인트 기준도 다른데 이를 일괄적으로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는 건 현실적으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소비자 단체는 카드사와 정반대 입장이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부가서비스가 아닌 고객의 권리라는 입장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카드사가 포인트를 부가서비스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카드 결제금액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하는 만큼 소비자는 포인트를 이용할 정당한 권리를 가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카드이용자 스스로도 포인트를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보너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 '권리'라고 생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손혁 계명대 교수는 "카드사마다 제공하는 포인트를 묶어서 사용할 수 있다면 소비자가 매출대가의 일부로 받는 포인트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서 카드사의 일방적인 소멸시효와 한도 축소, 사용기간 축소 등을 방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포인트 소멸시효와 최소 사용요건, 포인트 가치 등이 다르다며 이를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카드사마다 상이한 포인트 제도를 통합해 묶어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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