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할 맹타' 피에, 제2의 데이비스 향기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03.16 23:40  수정 2014.03.16 23:47

4경기 10타수 6안타 2홈런 ‘데이비스급 기대’

부상으로 낳았던 우려 일축하고 연일 맹타

한화 팬들이 피에에게 원하는 궁극의 롤모델은 제이 데이비스다.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에 대한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피에는 16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LG전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첫 선발 출장, 솔로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비록 한화는 LG에 2-12 대패했지만 피에의 활약은 대전구장을 가득 메운 한화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피에는 현재까지 4경기 10타수 6안타 2홈런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6할에 이르는 맹타는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정근우와 이용규 가세로 올 시즌 타선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득점력에서 크게 향상된 부분은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는 피에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피에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서 엄지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국내에 들어와서도 호전되지 않아 재활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피에의 1군합류가 늦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피에가 시범경기에 첫 출전한 것은 지난 13일 대전 NC전. 초반에는 대타로 출전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타격페이스를 회복하면서 4경기 연속 안타로 단숨에 한화 타선의 희망봉으로 떠올랐다.

부상으로 한달이나 제대로 타격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아직 엄지손가락 통증이 남아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놀라운 타격센스다. 높은 타율뿐 아니라 홈런과 도루까지 기록하면서 다재다능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피에가 실력을 입증하면서 그를 바라보는 반응도 달라졌다. 최근 대전구장서 피에가 타석에 서면 홈팬들은 열광과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피에가 홈런을 쏘아 올릴 때는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피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화 팬들이 피에에게 원하는 궁극의 롤모델은 제이 데이비스다.

한화 외국인 타자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데이비스는 한화에서만 7시즌 활약, 통산 타율 0.313 167홈런 591타점 108도루를 기록한 강타자다. 한국무대 첫해인 1999년에는 타율 0.328 30홈런 106타점 35도루로 창단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실력 뿐만 아니라 빼어난 적응력과 쇼맨십을 앞세워 웬만한 토종 프랜차이즈스타 이상으로 한화 팬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았던 효자 용병이었다.

한화 팬들이 피에에게서 데이비스의 향수를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피에는 데이비스와 유사하게 공수주를 겸비한 중장거리형 타자고 포지션도 외야수로 비슷하다. 한화 전성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엔진 역할을 했던 데이비스처럼 피에도 올해 중심 타선에 배치돼 김태균, 최진행과 클린업 트리오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피에 외에도 이용규, 앤드류 엘버스, 최진행 등 부상자들이 속속 자리를 잡아가며 2014시즌을 대비한 정상 전력을 갖춰가고 있다. “올해는 정말 해볼 만하다”는 백전노장 김응용 감독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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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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