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뗀 맨유, 어색한 추락 받아들일 수 있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3.26 10:07  수정 2014.03.26 22:29

실패 원인 모예스 감독 기회 더 얻을지 관심

몇 년간 꾸준히 제기된 리빌딩 실패도 요인

맨유는 올 시즌 완벽한 실패를 받아들여야 한다. ⓒ 게티이미지

간신히 되살렸던 불씨가 하필이면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의해 꺼지고 말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시티와의 홈경기서 0-3 완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15승 6무 10패(승점 51)째를 기록, 순위 반등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리그 4위(아스날, 승점 63) 진입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며, 한 경기 덜 치른 5위 에버턴과의 격차도 벌어지며 유로파리그 진출권 획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지막 희망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다음 시즌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일이지만 하필이면 8강에서 만난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다. 기적이 펼쳐지지 않는 한 맨유의 일방적 열세가 예상된다.

이날 맨시티와의 경기는 올 시즌 맨유의 현주소가 그대로 묻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논란의 화두인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모호한 전술은 팀을 나락으로 빠뜨렸다.

사실 맨유는 맨시티를 상대로 볼 점유율(53%-47%)에서 앞섰고, 85%의 팀 패스 성공률도 맨시티(81%)를 앞섰다. 슈팅 숫자도 10-13으로 대등했으며 유효슈팅은 4개로 동률을 기록할 정도였다. 기록상으로는 전혀 밀릴 게 없는 맨유였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모예스 감독은 다소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는데 중원 압박 싸움에서 밀리다 보니 중앙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이 아래로 내려가고 윙어 포지션인 데니 웰벡과 후안 마타마저 처지게 돼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4-1-4-1 형태가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공격의 열쇠를 담당해야할 마타의 부진이 뼈아팠다. 실제로 마타는 이날 패스 성공률이 평소보다 못 미치는 84%에 그쳤고, 장기인 킬패스는 제로에 머물고 말았다. 애제자인 마루앙 펠라이니도 야야 투레를 막는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여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올 시즌 맨유가 거액을 들여 영입한 자원이다.

이제 맨유는 완벽하게 실패한 올 시즌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해 우승 전력이 고스란히 유지된 데다 영입자금으로 약 1174억원이 투자됐음에도 리그 순위는 너무나도 낯선 7위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흉으로 지목된 모예스 감독의 지도력도 문제이지만 그가 모든 것을 떠안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지휘하던 지난해에도 전면적인 리빌딩을 요구하던 팀이었다. 특히 중원 자원의 부족과 수비라인의 노쇠화로 인한 불안감이 가장 컸다.

물론 매 시즌 빅클럽다운 이적자금을 뿌리고 있지만 특급 선수 영입은 지난해 로빈 판 페르시가 유일하며, 유망주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이적료를 지불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올 시즌에는 모처럼 펠라이니와 마타가 합류해 중원이 두터워졌지만 수비 문제점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이적이 확정된 네마냐 비디치와 기량이 떨어진 에브라, 퍼디난드의 대체자를 필 존스, 조니 에반스, 크리스 스몰링 등으로만 메우기에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맨유는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단 한 번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물론 맨유의 역사가 언제나 파란만장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지금은 전설이 됐지만 퍼거슨 감독의 부임 첫 해 성적은 11위에 불과했다. 이전까지 5년 연속 4위 이내 진입했던 것을 감안하면 추락이라 할만하다.

이듬해 퍼거슨 감독은 맨유를 2위에 올려놓지만 다시 11위, 13위로 부진해 매 시즌 경질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 측은 인내심을 가졌고, 결국 26년만이자 프리미어리그 출범 첫해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게 됐다. 과연 지금의 수뇌부도 모예스 감독을 참고 기다려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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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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