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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경쟁방식으로 돌리는 건 어떨까


입력 2014.04.02 11:25 수정 2014.04.02 14:58        김영진 기자

사려는자와 팔려는자 모두 불만족...산업은행 무리한 성과 기업 피해 키울수도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동부제철
동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내놓은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이 최근 포스코에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포스코가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과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와 재무구조 개선은 안 맞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포스코는 일단 산업은행의 제안이기 때문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권 회장은 취임과 함께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접겠다"고 말한 터라 이 같은 인수 제안이 결코 반가울리 없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산업은행의 인수 제안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이 급하고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팔고 싶은 동부그룹 입장에서도 이 같은 수의 계약식 딜이 답답하기만 하다.

경쟁방식으로 돌리면 훨씬 투명하고 공정하게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패키지 매각보다 개별 매각이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식과도 같이 키워온 회사를 어쩔 수 없이 시장에 내놨는데 서로 필요 없다고 안사겠다고 하면서도 중국에 넘기는 것은 안 되고, 또 떠밀듯 헐값에 팔려고 하는 산업은행과 동종 업계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결국 이번 딜은 사려는 자와 팔려는 자가 모두 만족스러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경쟁방식으로 돌리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산업부 김영진 기자
시장에 공정하게 내놔서 사려는 자와 팔려는 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다. 이러면 인천공장에 대한 적정한 시장 가격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매각에 관한 권한을 산업은행이 쥐고 있다지만, 이런 식의 매각은 기업에나 국가경제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산업은행은 인천공장을 사려고 하는 회사가 뚜렷이 없다고 한다. 정말 그 말이 맞다면 경쟁방식으로 돌려 가격과 인수자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중국 업체들의 인수로 기술유출을 논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과거 훨씬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쌍용차나 GM대우도 해외에 팔지 않았던가.

거기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 제품이 가장 많이 수입된 국가가 한국이며, 한국 컬러강판 내수판매 중 약 22.5%가 중국산 제품이다.

결국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중국산 철강제품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장 하나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다고 중국산 철강제품 진출을 막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지금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은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딜 방식이다. 산업은행의 성과만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희생될 이유는 없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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