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명장의 자격’ 무리뉴…경기 지배한 신들린 용병술


입력 2014.04.09 06:25 수정 2014.04.09 10:5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교체 투입 쉬얼레-뎀바 바 연속골로 4강행

모두가 흥분된 상태에서도 냉정함 잃지 않아

신들린 용병술로 경기를 지배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조제 무리뉴 감독이 경기를 지배한 첼시가 극적인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첼시는 9일(이하 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파리생제르망(이하 PSG)과의 8강 홈 2차전에서 교체 투입된 안드레 쉬얼레와 뎀바 바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첼시는 1~2차전 합계 3-3으로 비겼지만 원정골 우선 원칙에 따라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첼시는 지난 원정 1차전에서 1골을 넣은 바 있다. 반면, 1994-95시즌 이후 19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렸던 PSG는 종료 직전 통한의 골을 얻어맞는 바람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야말로 무리뉴 감독의 뜻대로 흘러간 경기라 할 수 있다.

첼시는 전반 18분 만에 팀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가 부상으로 빠지며 위기에 직면했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아자르는 2골이 필요한 첼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기 때문이다. 결국 갑작스런 변수 앞에 무리뉴 감독도 팀 전술을 바꿔야 했다.

쉬얼레를 투입한 무리뉴 감독은 아자르를 중심으로 최전방에서 전개되던 공격 방식을 다소 밑으로 내렸고, 베테랑 프랭크 램파드가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교체돼 들어온 쉬얼레는 전반 32분 선취골을 성공시키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후반 들어 첼시는 더욱 거세게 PSG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간절히 원하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특히 쉬얼레의 중거리슈팅과 오스카의 프리킥이 잇달아 크로스바를 강타하자 첼시 선수들 얼굴에는 허탈감이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PSG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PSG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에딘손 카바니는 첼시 수비 라인을 단번에 베어버리는 위협적인 침투로 간담을 서늘케 했다. 치열한 중원 힘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간은 계속 흘렀고, 보다 못한 무리뉴 감독이 2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드필더 2명을 빼는 대신 공격수 뎀바 바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 4-2-4 포메이션이라는 극단적인 공격 형태로 1골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결과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터진 뎀바 바의 극적인 골이었다.

더욱 소름 끼치는 장면은 뎀바 바의 골이 들어간 뒤 냉정함을 잃지 않은 무리뉴 감독의 마인드다. 골을 성공시킨 후 선수들이 한데 뒤엉켜 세리머니를 하는 사이, 무리뉴 감독도 득달같이 달려와 얼싸안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놀랍게도 토레스와 쉬얼레를 직접 일으켜 세워 무언가를 속삭였다. 이후 전개될 PSG의 일방적인 공격 형태를 대비한 맞춤형 1대1 작전 지시였다. 실제로 토레스와 뎀바 바는 남은 시간, 2선으로 내려와 미드필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무리뉴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바로 ‘언성 히어로’인 윌리안과 다비드 루이즈의 역할 분담이다.

이날 윌리안은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박지성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90분 내내 경기장을 누볐다. 첼시의 공격이 시작될 때면 어김없이 윌리안에게 볼이 연결됐고, 상대 허를 찌르는 공간 침투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다비드 루이즈 역시 특유의 공격본능을 꾹꾹 누른 채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중원에서 상대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데 주력한 루이즈로 인해 PSG의 역습은 번번이 끊기기 일쑤였고, 첼시가 보다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