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나와 이혜훈에게만 뼈아픈 질문을 했다"
<새누리 서울시장 경선 TV토론>아들 SNS 파문 질문 곤혹
"김황식 총리시절 해운조합 이사장 훈방받았다" 공격도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쟁에 나선 정몽준 후보가 질문자를 향해 “나하고 이혜훈 후보에게만 뼈아픈 질문을 하고, 김황식 후보에게는 홍보의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발끈했다.
정 후보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일경제신문 사옥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2차 TV토론회 ‘정치부 기자의 뼈아픈 돌발 질문’ 코너에서 질문자가 김황식 후보에게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최근 막내아들의 SNS 발언 논란과 선거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 붙어다니는 ‘서민과 재벌’ 구도에 관한 질문을 받았고, 이 후보는 ‘빅딜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후보 입장에서는 민감한 질문을 받은 터였다.
우선 정 후보는 막내아들이 SNS를 통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내용을 올려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막내 아들이 철없는 짓을 해서 많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할 말이 없다”며 “무슨 설명을 할 수 있겠느냐”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막내아들이 넷째이고 셋째와는 10살 차이가 난다. 혼자 자랐다고 볼 수 있다”며 “요즘은 대학교 시험에서 실패해서 재수를 한다고 새벽에 나가 새벽에 들어온다. 중대한 사고 앞에서 가족들이 충분한 대화를 못 했다. 제가 사과를 했지만 무슨 말씀을 더 드릴 수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서민과 재벌’구도에 대한 극복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번이 국회의원 선거 7번, 대통령 선거 2번으로 열 번째 선거다”라며 “우리 시민들은 현명하다”며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혜훈 후보는 ‘정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된다면 (정 후보의 지역구인) 동작구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지난 9월부터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한다고 했다”며 동작구에 이사하기 전부터 이미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빅딜설’은 음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빅딜설 의혹을 제기했던 김 후보를 꼬집어 “지속적으로 음해한 김 후보 캠프에서 알아보니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며 “언론이 이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가 2주 밖에 남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경선을 위해 뛰어온 후보에게 이 같은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뒤 “선거 이후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내가 진다고 (전제한) 것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고, 방송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해선 안 된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복안에 대해서 “나는 지지율이 상향을 그리고 있는 반면, 다른 후보들은 하향을 그리고 있다”며 “그 문제는 시간과 함께 해결될 문제다. 정치에 입문해 나를 알릴 시간이 부족했지만 경선이 연기되고 했기 때문에 그 가운데 충분히 저를 알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차분히 대응했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불감증 지적하면서도 서로 날세워
세 후보는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또 다시 불거진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각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해 안전의식에 대한 날을 세웠다.
‘1대2 상호토론’ 코너에서 정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한국해운조합 주승호 이사장이 김 후보가 총리로 있을 때 훈장을 받았다”며 “또 국토부 차관이 당시 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지적이 있다. 그 당시 지적된 문제를 고쳤어도 세월호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말했듯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이 결합된 사고였다”고 반박한 뒤 “정 후보는 이번 사건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정 후보는 “김 후보는 부도덕한 기업인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며 “그런데 내가 볼 때는 기업인은 성직자가 아니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인데 기업인을 매도하면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냐”고 말했다.
이들의 날선 공방은 ‘찬스사용’ 코너에서도 지속됐다. 김 후보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안전 불감증 지적이 있는데, 원전비리 사고와 관련해 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기업에서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 후보는 “김 후보는 지난번도 그렇고 저희 회사에 대한 연구를 저보다 많이 하는 것 같다”며 “현대중공업이 그렇게 나쁜 회사인가 생각을 해봤다. 우리나라의 커다란 중공업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다 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공개토론에서 회사를 매도하고 기업인을 두들겨 잡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 후보는 안전공약을 제일 먼저 발표한 것은 본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두 후보가 안전공약에 대해서 없다가 세월호 사건이후 부랴부랴 발표했다”며 “안전공약에 대한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지명 자유토론’ 에서도 정 후보를 겨냥, “서울시장은 시정도 중요하지만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한데 정 후보는 그렇지 않다. 정 후보는 시장을 대권의 디딤돌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며 “박근혜 대통령과도 10여년 동안 대립각을 세워, ‘비겁하다’, ‘위선적이다’라고 말했는데, 박 대통령과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정 의원은 “시장이 되면 박 대통령과 협조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난 1차 TV토론 당시 ‘나는 친박이냐’는 질문에 대해 김 후보는 X를 옆으로 든 것을 보고 소신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나를 보고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사람이라고 했는데, 저는 정책을 비판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본인이 서울시장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으로 온 나라가 고생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번에는 바뀌어야 한다”며 “국가가 나를 지켜준다는 믿음을 5천만 국민이 갖는 그날까지 절대 잊지 않겠다. 1000만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잘 지킬 수 있는 후보, 원칙과 기본을 잘 지킬 수 있는 후보가 선정돼야 한다”며 “제가 시민이 되면 공무원들이 업자와 결탁해 시민의 안전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후보는 “세월호 참사로 다들 마음이 아프신데 부담을 드리지 않았는지 조심스럽다. 막내아들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번에야 말로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