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불신 불러온 홍명보 감독의 말, 그리고 행동


입력 2014.05.09 14:15 수정 2014.05.09 14:1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최종 엔트리 발표 후 기대와 열기 보다 논란으로 시끌

평소 해왔던 말 뒤집은 홍명보 감독 행동 탓 지적도

선수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은 홍명보 감독이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 연합뉴스

'2014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홍명보호 최종엔트리 23인이 확정됐다.

발표 이후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흐른다. 월드컵에 대한 기대와 열기가 고조되어야 할 시점에 선수 발탁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 등 여론이 썩 좋지 않다. 물론 역대 대표팀도 선수선발에 대한 논란에서 100% 자유로운 경우는 없었다.

이번 대표팀에 발탁된 23인 모두 실력과 자질은 검증이 끝난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최종엔트리 발표 이후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바로 사령탑 홍명보 감독에게 있다. 선수선발 명분과 깔끔하지 못한 절차로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최종엔트리에는 '황제 훈련'으로 도마에 올랐던 박주영을 비롯해 지동원, 윤석영, 박종우, 김창수 등 2012 런던올림픽 멤버들이 대거 승선했다. 반면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했던 이명주, 박주호, 남태희 등은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향후 FIFA를 통해 발표될 30인 예비엔트리 포함 여부와 부상 선수 발생 유무에 따라 재승선의 가능성은 있지만, 일단 홍명보 감독은 이번에 발표한 23인 체제로 월드컵까지 간다는 계획이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들을 발탁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 3월 박주영의 그리스전 발탁 때부터 원칙이 깨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박주영을 비롯해 월드컵 승선이 유력한 해외파 멤버들의 조기귀국 릴레이까지 이어지며 사실상 최종엔트리를 보장받은 '특혜'가 아니냐는 시비가 일었다.

박주영은 시즌 내내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경기를 소화한 적이 없다.

지동원, 윤석영 등도 마찬가지고 심지어 이들은 대표팀에서도 최근 그다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명주나 남태희는 소속팀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등 절정의 활약을 이어왔다. 홍명보 감독이 강조한 원칙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변명의 여지는 있다. 박주호는 부상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이명주는 기성용-박종우와 포지션 중복에서 고배를 마신 경우다. 기왕이면 감독 자신이 잘 알고 검증된 선수들을 더 선호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선수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은 홍명보 감독이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돌이켜보면 홍 감독만큼 대표팀 사령탑 취임 때부터 화려한 말이 많았던 지도자도 찾기 힘들다.

'원팀 원골 원스피릿'을 공식적인 슬로건으로 내건 것을 시작으로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인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는 것이 원칙" "스타보다 팀이 우선이다" "한국형 축구를 시도하겠다." "국내파와 유럽파라는 구분을 하지 말아 달라"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박주영의 황제훈련과 해외파의 조기귀국 릴레이, 최종엔트리 선발 등에서 빚어진 해외파에 특별대우 논란도, '국내파와 해외파를 구분하지 않겠다'던 태도와는 거리가 있다.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홍 감독은 '사실이 아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고 부정했지만 논리적이고 시원한 해명은 없었다.

월드컵에서의 성적과 별개로, 이번 최종엔트리 논란은 월드컵 후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