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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이념제기하자 '발끈' 박원순 "예의없어"


입력 2014.05.19 16:05 수정 2014.05.23 16:51        남궁민관 기자

관훈클럽 토론회서 정몽준·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맞짱'

지하철 공기질·용산개발 토론 이어지다 이념문제 나오자 '발끈'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여-야 후보 관훈토론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해 토론을 마친 뒤 악수하고 돌아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여-야 후보 관훈토론회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적어도 서울시장 후보로는 검증된 분들이 섰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의 삶에 대한 예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19일 열린 TV토론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게 얼굴을 붉혔다. 이날 양 후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주요 공약과 함께 시장 자질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념문제를 놓고 양 후보간에 격렬한 맞대응이 펼쳐지며 토론회장에 긴장감이 돌았다.

먼저 정 후보는 "박 후보가 돌고래를 바다에 방생하는데 7억6000만원을 써놓고 북한인권단체는 정파적 성격으로 지원을 안 한다고 한다"며 "북한동포의 인권이 돌고래보다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후보는 "국가 안보와 북한 인권은 정말 중요하다"며 "지금와서 (정 후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 같은 이념 문제를 둘러싼 양 후보의 논쟁은 정 후보가 "박 후보가 시민단체 시절 제주해군기지와 평택미군기지가 미국의 전쟁 침략기지라는 '평택평화선언' 문서에 서명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더욱 격렬해졌다.

또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최근 이석기 재판의 근거법인 국가보안법이 사문화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이에 따르면 '이석기는 죄가 없다'는 주장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어 지적했다.

박 후보가 "이념적 문제를 내세우지 말라"고 답을 피하자 정 후보는 지속적으로 답변을 요구했고 결국 박 후보는 "예의를 갖춰달라"고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는 거라고 생각하느냐"며 "많은 얘기가 나돌지만 아직 얘기하지 않았다"고 맞받아치며 토론회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지하철 공기질 문제 '창과 방패'

이념문제를 비롯해 이번 선거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하철 공기질 문제도 논의됐다. 박 후보가 전임 시장인만큼 창을 꺼내든 쪽은 정 후보였다.

먼저 정 후보는 "내가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된 날 박 후보 측에서 네거티브 하지말자며 안전에 대한 공약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는데 우선 사실과 진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하철 공기질 관리는 관련 법의 기준을 전부 위반하고 있다"며 "박 후보 측에 공동 조사를 하자고 했더니 응하겠다고 해놓고는 슬그머니 환기시설 가동 시간을 늘렸는데 이는 불법 관권 선거"라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실내 공기질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법규에 따라 엄격히 하고 있다"면서 "결과는 이미 온라인에 완전히 공개돼 있으며 법에 위반됐다는 말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용산지구 개발 방식도 '신경전'

정 후보의 공격은 용산개발을 비롯한 서울시 규제 정책으로까지 번졌다.

정 후보는 단계적, 점진적 개발을 내세우며 "박 후보가 시장 취임 후 (용산개발에 대한) 부정적 발언으로 투자 가치를 훼손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난 2010년에는 (개발) 지구해제를 결정했는데 이는 지난 13년간의 노력을 원점으로 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의 뚝섬 초고층 사옥 건설 계획에 대해 "(박 시장 재직 중)서울 유휴부지 100군데 중 30곳에 투자신청이 들어와 있지만 허가가 난 곳은 3곳 뿐"이라며 "내가 시장이 되면 30개 중 절반 정도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적용해 적극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후보는 "(용산지구 개발 문제를)성급하게 접근하는 것은 7년간 재산권이 묶이고 찬반양론으로 갈라진 서부이촌동의 상처를 더 악화시키는 일"이라며 "철도기지창 부지는 코레일과 개발 방식을 협의해 진행하면 되지만 서부이촌동에는 여러 지구들 모여 있어 맞춤형 개발을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규제 비판에 대해서 박 후보는 "우리 사회에는 꼼꼼하고 깐깐한 정책 절차가 마련돼야 하며 앞서 세월호 침몰 사고 역시 이 같은 작은 것을 무시해서 발생한 참사"라고 지적했다.

백지신탁? 빚만 7억원? 개인 생활 질문에 '재치'도

이외에도 양 후보자 개인 생활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먼저 정 후보는 눈물을 보인 일이 선거를 위한 제스처냐는 질문에 "절제하지 못한 보습을 보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나는 그렇게 고단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지신탁과 관련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박 후보 역시 7억원에 육박하는 개인 빚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가난해서 죄송하다"고 답한 뒤 "제 삶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바치고 살 것이며 빚은 시장이 끝난 직후 갚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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