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김병현 무리수에 '멍든 KIA'
3점차 앞선 9회 7실점..최악의 역전패
선동열 감독 용병술 결과적으로 실패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최악의 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4 한국야구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3점차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둔 마지막 9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려 7실점하며 6-10 역전패했다.
9회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고향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에게도 최악의 데뷔전이 됐다.
KIA는 이날 선발 데니스 홀튼이 등판한 경기에서 타자인 브렛 필을 기용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이로 인해 외국인선수 출전제한 규정에 따라 마무리 어센시오는 이날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초반에 리드를 잡아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재앙의 화근이 됐다.
선발 홀튼은 이날 6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KIA는 홀튼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6-1로 여유 있게 리드했다. 5점차의 여유 있는 리드였지만 홀튼이 내려가자마자 문제가 발생했다. KIA 불펜진은 7회 한승혁이 2실점하며 6-3 추격을 허용했지만, 심동섭이 8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운명의 9회. KIA는 임시 마무리를 선택해야했다. 김태영과 김병현이 있었다. 김태영이 베테랑이지만 통산 세이브 경험은 2011년 두산 시절 기록한 1세이브가 전부였다. 반면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마무리로 여러 시즌 활약한 경험이 있었다. 3점차라면 부담도 적고 세이브를 기록하게 되면 데뷔전에서 김병현의 자신감도 키워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선택을 내렸다. 선 감독이 9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린 김태영은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3피안타와 볼넷 1개로 동점을 허용했다. 김태영이 무너지자 내보낼만한 투수가 마땅치 않다고 했지만, 역전주자가 있는 무사 2루 상황이 되어서야 김병현을 마운드에 투입한 것은 치명적 선택이었다.
김병현은 첫 타자 오재원을 2루수 땅볼로 잡았지만 곧바로 김현수에게 좌중간 역전 적시타를 맞았고, 뒤이어 홍성흔에게 사실상 쐐기포가 된 좌중간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구위도 제구력도 정상이 아니었다. 0.1이닝 홈런 1개 포함 3안타에 볼넷 1개를 내주며 3실점.
이날의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은 투수들 개개인의 부진을 떠나 감독의 용병술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병현 역시 2군에서조차 이렇다 할 기량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1군행이 자신과 팀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 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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