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 실패 새정연, 김한길·안철수 심판하나?
경기·인천 내주고 자중지란, 조기 전대론 솔솔 바람 불어와
“대승할 수 있는 선거였다. 그런 결과를 만들지 못한 지도부에게 책임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6.4지방선거 경기·인천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설’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단, 7.30재·보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조기 전대는 너무 섣부르다는 말도 나온다.
이목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도부를 향해 “엄정한 평가와 반성, 그리고 올바른 전략 지침의 수립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날을 세웠다.
김기식 의원도 같은 날 트위터에서 “이런 상황에서 (정권을)심판하지 못한 건 정말 뼈아픈 일”이라며 “새정치연합은 근본부터 혁신해야한다”고 말했고, 은수미 의원 역시 전날 트위터를 통해 “새정치연합은 사실상 졌다. 깊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거듭나야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서는 8 대 9의 성적으로 여당을 간신히 앞질렀지만, 정작 수도권 세 곳 중 두 곳은 내준 바 있다. 세월호 참사로 정권 심판론이라는 대의를 업었음에도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경기와 인천에서 완패를 당한 것이다.
특히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 심기를 위해 광주지역 전략공천까지 감행하며 ‘올인’한 탓에, 정작 지원이 필요한 수도권에는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패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의 경우, 김진표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부터 꾸준한 상승세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을 위협했고, 선거 막판에는 남 후보를 앞지르기까지 하는 등 초접전을 벌였다. 0.85%포인트의 아쉬운 패배가 곧 지도부의 집중력 실패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평소 전략공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던 박지원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광주 전략공천, 당력 광주 집중으로 경기 인천 등지에서 효과적인 지원 못한 게 패인”이라며 “광주 무소속연대 바람이 전·남북 강타해 36개 기초단체장중 15기초단체장을 무소속에 헌납하는 이런 공천은 안된다. 7.30재보궐선거 때는 파벌지분 공천을 없애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청래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광주에 당력을 올인하는 바람에 초박빙 지역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 것이 내내 발목을 잡았다”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조용한 선거가 아니라 아무 것도 안한 선거가 됐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안철수 자존심 때문에 광주만 바라보다가 경기도를 놓쳤다. 이게 말이 되느냐”면서 “지금도 (경기도지사 선거를) 생각만하면 숨이 턱턱 막힌다”고 토로했다.
해당 관계자는 특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해 거친 어조로 “이런 시국에 경기도에서 지고서는 참패를 면했느니 어쩌니 하는 게 창피하지도 않는가”라며 “어디에 힘을 집중해야하는지도 판단을 못하는 대표가 뭘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안 대표 측은 선거운동 기간 중 지역별 지원유세 횟수를 트위터에 올리며 곧장 반격에 나섰다. 특히 접전이 치열했던 경기에 최다수인 30번 지원유세를 나간 것을 강조해 이 같은 책임론에 맞선 것이다.
이처럼 지도부에 대한 당내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지만, 조기 전대 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목소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완승 또는 완패라 부르기 애매한 결과가 나온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7.30 재·보궐이 ‘미니총선’으로 불릴 만큼 무게가 실린 상황에서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선거에 악영향만 미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재·보궐에서 공천문제를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라면서도 “일단 선거가 코앞이기 때문에 지금 조기전대를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재·보선 확정 지역 중 서울 동작을을 두고 새정치연합 내 후보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안 대표 측 인사인 금태섭 대변인의 출마 가능성도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트위터를 통해 “새정치연합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단, 김 전 부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건 아닌 것 같다. 당에서도 전혀 검토된 바 없다”며 거리를 뒀다.
노웅래 사무총장도 지난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없는 상태다. (김 전 부소장이) 그런 의사가 있어서 입당과 출마 의지를 밝힌 정도 아니냐”며 “이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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