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풀지 못한 원톱 고민 ‘코스타 카드 실패’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6.14 15:37  수정 2014.06.14 15:39

비야·토레스 대신 낙점 코스타 기대 이하

제로톱 회귀 등 대책 마련 서둘러야

디에구 코스타는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를 제치고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됐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SBS 방송 캡처)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씻을 수 없는 굴욕을 당했다.

스페인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1-5로 참패했다.

스페인은 이날 디에구 코스타(26)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프리메라리가 우승에 큰 수훈을 세운 코스타는 브라질 출신으로, 브라질 대표팀과 치열한 경쟁 끝에 공들여 영입한 선수였다.

스페인은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맹활약했던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가 하향세를 드러내 고민이 깊었다. 지난 유로 2012에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가짜 9번으로 내세우는 '제로톱'을 선보이기도 했다. 코스타의 영입은 스페인이 이번 월드컵에서는 전문 공격수를 최전방에 세우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회귀할 것임을 의미했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비야와 토레스를 제치고 지난 시즌 활약이 가장 좋았던 코스타를 선발 원톱으로 낙점했다. 코스타는 이날 63분을 활약하며 전반 사비 알론소가 뽑아낸 선제 페널티킥을 끌어내는 수훈도 세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코스타의 강점은 탄탄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전방 침투와 포스트 플레이다. 하지만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은 코스타는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페인의 전술에 녹아들지 못했다. 미드필더진과의 연계 플레이에서 번번이 호흡이 맞지 않는 약점을 노출했다.

코스타를 향한 전방 패스는 네덜란드 수비의 기동력과 압박에 막혀 번번이 저지당했고 코스타 혼자 외롭게 고립되는 장면이 빈번했다. 코스타는 후반 역전을 허용하면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상대 수비수와 불필요한 신경전을 펼치는 등 감정적인 면에서도 자제가 되지 않는 모습을 노출했다.

코스타는 시즌 막바지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시즌 최종전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앞두고도 동료들과 제대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타를 믿고 조별리그 첫 경기 선발 출장시킨 델 보스케 감독의 기대를 결국 충족시키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페르난도 토레스의 활약 역시 기대 이하였다. 코스타와 교체돼 들어온 토레스는 특유의 부지런한 활동량으로 한두 차례 좋은 득점 찬스를 만들기도 했으나 정작 마무리에서 볼을 끌거나 주저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모습이 반복됐다. 올 시즌 첼시에서도 수도 없이 등장했던 희망고문 그대로였다.

예상치 못한 첫 경기 대패로 부담이 커진 스페인으로서는 공격수들의 부진까지 겹쳐 이중고를 앓게 됐다. 현재 공격진을 구성하고 있는 코스타, 비야, 토레스가 모두 최상의 컨디션이라 할 수 없는 가운데, 남은 경기에서는 파브레가스나 페드로를 기용하는 제로톱으로의 회귀도 감안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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