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라인업 '끝없는 사랑', SBS 주말극 살릴까
정경호·황정음·류수영 등 젊은 배우 전면 포진
안방극장 남풍 강세 속 여성 캐릭터 구축 관심
화려한 캐스팅을 앞세운 시대극 '끝없는 사랑'이 부진의 늪에 빠진 SBS 주말드라마 구원투수로 나선다.
16일 서울 목동 SBS에서는 SBS 새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정경호 황정음 류수영 차인표 정웅인 서효림 전소민 등 무려 15명의 배우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끝없는 사랑'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치열하게 살아낸 주인공들의 꿈과 야망,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MBC '에덴의 동쪽', '폭풍의 연인' 등을 집필한 나연숙 작가와 드라마 '산부인과', '무사 백동수' 등을 연출한 이현직 PD가 의기투합했다. 40부작 대작으로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1982)을 차용한 픽션 드라마다.
SBS 김영섭 EP는 "1970년대부터 시작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극과 현대물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모든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PD는 "'시대극은 어렵다'는 편견을 지우기 위해 이야기를 쉽게 풀고자 한다"며 "젊은 세대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전했다. 이어 "그간 방영됐던 시대극이 남성을 위주로 다뤘다면 '끝없는 사랑'은 여성이 중심이 되는 사랑 이야기"라며 "마냥 딱딱하기보다 말랑말랑한 부분이 있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끝없는 사랑'은 무엇보다 호화 라인업을 자랑한다. 젊은 배우들을 주축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중견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지난해 KBS2 '비밀'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황정음은 극 중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목격한 후, 세상을 향한 복수를 꿈꾸며 역경에 맞서 싸우는 여주인공 서인애를 연기한다. 서인애는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을 상징하는 여자 '대부'로 성장한다. 극의 중추가 되는 인물인 만큼 황정음의 부담감은 컸다.
"처음에 대본을 접하고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작품인 건 분명한데 만약 제가 한다면 피눈물이 날 만큼 힘들 것 같았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작품의 매력에 빠져들었어요. 이번에도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끝없는 사랑' 속 서인애는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
황정음은 "서인애는 어떤 힘든 일이 닥쳐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캐릭터"라며 "비현실적인 '슈퍼우먼'보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로 그려내고자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정음의 상대역으로는 배우 정경호와 류수영이 나선다.
지난해 JTBC '무정도시'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인 정경호는 극 중 철없는 반항아로 살다가 죽음의 문턱을 넘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야망의 사업가로 변신하는 한광철 역을 맡았다.
한광철은 친구인 서인애(황정음)와는 가슴 시린 순정 로맨스를, 형 한광훈(류수영)과는 라이벌로 대립하며 극 전개를 이끈다.
드라마 출연 계기에 대해 정경호는 "시대극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캐릭터를 통해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작품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류수영은 극 중 어린 시절부터 일등자리를 내어준 적 없는 부산 최고의 수재로, 위대한 지도자를 꿈꾸는 한광훈 역을 맡았다.
류수영은 "냉철하지만 가슴 속은 뜨거운 사랑을 품고 있는 인물을 보여주겠다"며 "소박한 삶을 꿈꿨던 한 남자가 욕망 때문에 변해가는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나선 배우 차인표는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는 천태웅 장군을 연기한다. 천태웅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차인표는 "신군부의 민낯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며 "캐릭터를 통해 실존 인물들을 추측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인 정웅인은 선거의 귀재, 킹메이커 박영태 역을 맡았다. 정보부 사람으로 사람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있는 그는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은 반드시 대권을 거머쥐게 하는 인물이다. 정웅인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악역 연기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이들 배우 외에도 심혜진, 정동환 등 중견 배우들이 극의 중심을 잡는다. 이 PD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며 "연기만으로도 잘 짜여진 드라마"라고 자신했다.
21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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