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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기자회견중 허동준 우당탕탕 '난장판'


입력 2014.07.08 10:11 수정 2014.07.08 11:59        김지영 기자 / 이슬기 기자

기동민 수락 회견하려하자 허동준 단상 점거

기 "결정 물릴 생각 없어" 일부 당원 "탈당"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7.30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공천이 확정된 기동민 전 서울부시장이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이에 반발하는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7.30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공천이 확정된 기동민 전 서울부시장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진행하다 반발하는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의 거센 항의로 회견을 마치지 못한채 굳은표정으로 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칙을 지켜라.”, “패륜정당 물러나라.”

8일 오전 9시 30분 허동준 새정치민주연합 동작을 지역위원장의 지지자들이 국회 정론관 앞에서 소리를 질러댔다. 동작을 전략공천 후보로 선출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려던 차였다. 이날 기 전 부시장은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결정을 수용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기 전 부시장이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한 뒤, 허 위원장의 지지자들은 기 전 부시장을 따라 들어갔다. 이들은 곳곳에서 허 위원장 관련 기사를 스크랩한 피켓을 들고 “원칙을 지켜라”, “패륜정당 물러나라”, “기동민은 물러가라”고 항의했다. 이 같은 상황에 기 전 부시장은 꿋꿋이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기어이 일이 터졌다. 기 전 부시장이 “20년 지기인 허동준 후보에게는 평생의 빚을 지게 됐다”라고 말하는 순간 허 위원장이 회견장 뒷문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안 됩니다”라고 소리치며 기 전 부시장의 기자회견을 막아섰고, 이어 전략공천 결정을 비판하며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허 위원장과 기 전 부시장간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으나 순간적으로 두 후보와 허 위원장의 지지자들, 취재진들이 뒤엉키면서 기자회견장은 난장판이 됐다.

이후 단상을 점거한 허 위원장은 발개진 얼굴로 “김한길, 안철수가 사퇴해야 한다. 다 물러나라. 왜 기동민한테 이 자리에서 책임을 지게 만드는 거냐”면서 “기동민은 나랑 23년 동지다. 모든 민주화운동 했던 세력을 다 죽이려는 거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이걸 용납한 사람은 다 공범들이야”라고 외쳤다.

허 위원장이 발언은 하는 사이 기 전 부시장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뒷문으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를 본 허 위원장은 기 전 부시장을 따라갔으나,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의 만류에 정론관 복도에서 발을 돌렸다.

기 전 부시장은 결정을 물릴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장을 나서던 중 취재진들이 따라붙자 “14년 동안 지역을 지키며 헌신해온 사람의 절규를 이해한다. 그리고 저런 절박한 마음을 알면서도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는 나의 생각도 있다”면서 “큰 길에서 하나 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광주에 가서 지금까지 함께해줬던 광주 광산 주민들께 인사해야 하고, 그리고 다시 올라오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허 위원장을 다시 만나 끊임없이 대화할 것이라면서도 이날 결정을 바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공천 내분에 길 잃은 새정연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 선거 공천 내분으로 길을 잃은 모습이다.

서울 동작을은 물론이고 수원 지역 세 곳과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한 광주 광산을도 뾰족한 인물을 선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새정치연합 동작을 지역위원회는 7일 오후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고 “동작을 지킨 사람이 진정 누구냐. 우리는 당이 어려울 때 동고동락한 사람을 원한다”면서 “당원들이 납득할 만한 공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집단 탈당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한 서울·대구·경북 지역 원외위원장 30여 명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년지기 친구를 서로 시험에 빠뜨린 당 지도부가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지역주민과 당원의 뜻을 반영해 전략공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선당후사를 뼈저린 맘으로 실천한 허동준에게 이제는 당이 길을 열어 줄 차례”라며 “탄탄한 지지기반을 가진 허동준 전 위원장이야말로 이번 보궐선거의 필승카드”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허 전 위원장은 항의 농성을 위해 지지 당원들과 최고위원회의장을 찾아 지도부와 마주쳤지만, 두 공동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회의장으로 들어가 버렸다.

게다가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공천 관련 당내 반발을 겨냥한 듯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변화하면 고통스럽더라도 우리 모두의 헌신 위에 미래세력, 대안세력으로 한 발씩 나아가야한다”고 말했다. 전략공천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한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정의당의 경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노회찬 전 대표가 7일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새누리당 역시 나경원 전 의원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즉, 극심한 내홍을 감수하면서까지 강행한 전략공천으로 전혀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한 광주의 경우, 당초 해당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기 전 부시장을 갑작스레 동작을로 보내면서 정작 광주에는 누구를 선정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지도부의 ‘공천 배제’에 맞서 “무소속 출마라도 불사 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 당직자는 “광주야말로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만큼, 여기에 새롭고 참신한 인물을 전략공천해서 개혁의 진정성을 광주시민에게 보여줬어야 했다”면서 “이러면 또 전략공천 탈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지도부가 왜 자꾸 이런 식으로 결정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수원도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취약 지역인 수원병(팔달)에 손학규 상임고문을 내보내고 나머지 지역인 수원을(권선)과 수원정(영통)에는 신인을 등용한다는 대략적 틀만 잡혔을 뿐, 이렇다 할 인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천 문제가 더욱 꼬여가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에서는 광산을 전략공천 결정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의 공천 잡음을 잡기 위해서는 두 대표가 경선 변경을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정의당도 이번 재·보궐 선거 6곳에 자당 후보를 내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데 따라, ‘표 분산’을 우려하는 새정치연합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이날 전력협의회를 통해 노회찬 전 대표의 서울 동작을 출마를 비롯해 수원정(천호선 대표), 수원병(이정미 대변인), 경기 김포(김성현 부대표), 수원을(박석종 전 국민참여당 전자정당 위원장), 광주 광산을(문정은 미래리더십위원장)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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