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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한 듯 출전하지 않은 추신수…불필요한 상처에 무안


입력 2014.07.21 09:29 수정 2014.07.21 10:1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토론토전, 9회 찬스에서 대타 대기 중 초짜에 밀려 벤치행

극도 부진한 추신수 두고 무의미한 자존심 긁기 결과

굴욕 아닌 굴욕 당한 추신수. ⓒ 연합뉴스

풀리지 않는 것도 답답한데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수모까지 겪었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32·텍사스)가 출전한 것도, 안한 것도 아닌 굴욕을 당했다.

텍사스는 21일(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서 열린 ‘2014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9로 패했다. 텍사스는 토론토에 2연패를 당하며 시즌 성적 39승59패(0.398)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최저 승률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최근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추신수는 21타수 연속 무안타를 비롯해 전 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0.236까지 떨어진 상황.

추신수는 시즌 초반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4월 월간 타율 0.319을 기록, 제 몫을 해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5월 들어 타격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6월 타율은 0.179에 불과했다. 이달 들어서도 추신수의 월간 타율은 0.164에 머물고 있다.

이날 출전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추신수는 9회 텍사스가 6-9까지 추격한 가운데 2사 1,2루 찬스에서 대타로 호출됐다. 장타 하나면 동점도 가능한 상황. 이에 맞서는 토론토는 케이시 잰슨을 대신해 애런 룹을 투입했다. 추신수가 좌타자인 것을 고려해 좌완투수를 긴급 투입한 것.

론 워싱턴 감독은 토론토가 좌완투수를 보내자 추신수를 불러들이고 우타자인 J.P. 아렌시비아를 또 다른 대타로 투입했다. 방망이 한 번 돌려보지 못하고 교체된 추신수는 머쓱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규정상 출전으로 인정은 받지만 기록은 아무 것도 남기지 못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우완투수(0.231)에 비해 오히려 좌완을 상대로 타율(0.248)이 더 좋았다. 하지만 최근 타격폼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러한 기록은 유효한 참고사항이 되지못했다. 정상적인 컨디션이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7년간 1억 3000만 달러의 몸값을 자랑하며 영입된 대형타자가 초짜 신인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은 셈이다.

론 워싱턴 감독의 결정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추신수의 컨디션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처음부터 무리해서 대타로 투입할 이유가 없었다. 승부가 걸려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좌타자가 대타로 나오면 상대도 충분히 좌완 구원투수를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상할만한 시나리오다.

결과론이지만 추신수와 바꿔 투입된 아렌시비아는 범타로 물러나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경기도 놓치고 거액을 주고 주전으로 영입한 타자에게는 불필요하게 자존심의 상처만 남겼다.

추신수는 이미 적지 않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텍사스의 부진을 집조명하며 그 원인 중 하나로 추신수를 꼽기도 했다. 완전하지 못한 발목 상태에도 팀사정을 감안해 계속 출전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꼴이다. 추신수 본인에게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은 있지만, 한번 잘못 꼬인 단추가 끊임없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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