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압승은 새누리당에 주는 국민의 경고
‘단 한 시간도 웃어서는 안 된다.’
‘단 한 잔의 축배도 마셔서는 안 된다.’
재보선이 끝났다. 새누리당 압승, 새정치연합은 참패다. 새정연은 초상집(?)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사퇴를 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다. 당연한 결과다. 그렇게 싸워댔으니 오죽하겠는가. 자업자득이다.
새누리당은 한껏 들떴다. TV화면을 통해 나오는 모습들이 그렇다. 표정관리를 해야 하는 지경이다. “자력으로 이긴 것이 아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 등의 표현을 썼다. 와 닿지 않는다.
승리에 들뜬, 그것을 내색하기가 부담스러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글쎄, 뭐가 그리 잘했는가 싶다. 얼마나 잘했길래 저렇게 엄청난 승리를 준 것인가.
두 가지 경우다. 새누리당이 진짜 잘했든지, 아니면 새정연이 너무 못나서 그랬든지 말이다.
두 극장에서 똑같은 연극을 했다.
한 극장의 배우들은 연기보다는 배역욕심이 더 컸다. 싸움박질에 정신이 팔렸다. 공연이 될 리 없다.
관객들은 당연히 다른 극장을 찾는다. 아니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배우도, 내용도 엉망인데 관객이 찾아 온 것이다. 박수를 칠 리 없다. 환호성을 보낼 리가 없다.
판단은 배우들의 몫이다. 무표정한 관객들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 걸까.
반성하고 노력하는 다짐을 해야 한다. 성찰해야 하는 것이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보다 나은 공연을 보여주려 노력해야 한다. 그게 배우의 자세다. 어쩔 수 없이 찾은 관객들을 팬이라 착각하면 안 된다. 다만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은 관객이며 정치인은 배우다. 이제 재보선이라는 무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새누리당은 착각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이 너무 많다. 돌팔매질을 당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 인사실패에 대한 국민적 공분, 제대로 된 게 없는 무능한 정부, 온갖 유언비어와 루머가 난무하는 사회, 자꾸만 힘들어지는 먹고사는 문제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도대체 속 시원한 구석이 없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민심을 넘어서는 국정은 없다.
지금의 민심은 어떤가. 세월호에 분노하고, 무력한 정부에 짜증이 난다. 그게 현실이다. 석달 열흘이 넘도록 흔들리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며 좌절하고 있다.
그게 누구의 책임인가. 박근혜정부와 집권여당의 잘못이다.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무섭게 느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엉망인데도 손을 들어 주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국민은 공정하다. 새정연에게는 새롭게 시작하라는 기회를 준 것이다. 집권여당의 견제세력으로서 건강하고 강하게 거듭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에는 무서운 경고다. 정신 차려야 한다. 전당대회를 했고, 새로운 당대표를 뽑았고, 경제혁신을 말하고, 민생의 중요성을 말했다고 표를 준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나 두고 보자’는 준엄한 메시지다. 잘하면 다행이지만, 그 반대면 냉혹한 응징이다. 그것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먼저 세월호의 유가족을 만나야 한다. 해결의 진정성을 보이고 그들을 안아야 한다. 어떤 노력이라도 게을리 하지 않음을, 국가에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임을, 정치적 실익을 따지는 모습이 아님을. 그들에게 보이고 손을 잡아줘야 한다.
유병언과 그들의 의혹에 대해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난무하는 루머와 유언비어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 시민단체 등 각계 층들과의 소통하는 모습도 솔선해야 한다.
야당과도 성의 있는 자세로 경청하고 협조를 부탁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를 함께 의논해야 하는 것이다. 거대여당이 되었다. 힘을 내세우는 우매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겨야 한다.
다시 한 번 새겨야 한다. 국민들은 새누리당에게 칭찬을 한 것이 아니다. 박수를 보낸 것도, 환호를 보낸 것도 아니다. 국정난맥에 대한 준엄한 경고를 보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시니컬한 웃음을 던진 것이다.
그래서 단 한 시간도 웃어서는 안 된다. 단 한잔의 축배도 마셔서는 안 된다. 국민 속으로, 국민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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