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특목고 폐지' 실언인가 진심인가
자사고학부모 "외고 어쩔거냐" 질타에 면피용 발언?
조 교육감 측 "평가 엄정히 하겠다는 의미" 발빼
지난 30일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과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첫 간담회에서 “왜 자사고 폐지만 걸고 넘어지느냐”는 학부모들의 질타에 조 교육감은 “(외고도) 없어질 수 있다”는 발언을 하자 자사고 폐지 논란이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폐지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 교육감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양순지 서울자사고연합학부모회 회장은 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연 첫 마디가 (자사고 폐지에 대한) 자신의 공약이었다”라면서 “그래서 ‘교육감 아들들도 외고를 나왔는데 외고는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한 학부모의 질문에 ‘없앨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또 다른 학부모도 “외고를 나와서 언어학과만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러면 특성화고가 아닌데, 이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조 교육감이 ‘폐지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면서 “자사고만 왜 폐지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는 (조 교육감이) 대답을 못했다”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논란이 특목고 폐지 논란으로 번지자 서울시교육청 측은 특목고 폐지에 대해 어떤 지시도 하달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특목고도 5년 단위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따라 특목고도 지정취소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학부모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거센 질타가 이어지자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혹은 실언으로 ‘특목고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이 어떤 취지로 말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특목고와 관련된 정책은 변한 것이 없다”면서 “특히 특목고에 대한 사안은 조 교육감의 공약에도 없었다. 다만 5년마다 평가하게 돼있으니 그것에 대해 엄정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지자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30일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 “아까 (간담회) 대화할 때 저렇게 (특목고 폐지와 관련) 전혀 얘기하지 않은 건데 약간 오보가 된 것 같다”면서 “정정보도를 요청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사고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학부모들과의 2차 간담회 개최를 약속한 것도 즉흥적인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 당시 조 교육감은 간담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학부모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 다음을 기약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차간담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교육감님이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상부로부터 이에 대한 지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조 교육감 공약 실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단 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지정취소 여부 결정)’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자사고 지정취소 여부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7월이후부터 인수위가 활동을 시작했는데 평가결과를 들여다보니 회계부정, 교육과정 편성 운영 등에서 적절하지 못했던 학교는 지정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소급적용 할 것이냐는 논란이 있지만 지정취소 사유 학교에 대한 평가지표가 (새롭게) 개발이 돼서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공표된 바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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