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일등공신 '랜선효녀' 정체에 가장 놀란 건...
박광온 딸 솔직담백한 SNS 선거운동이 주효
6.4 조희연 아들 이어 자녀들 영향력 커져
정치인들의 ‘자녀’가 새로운 홍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SNS에서 정치인인 자신의 부모를 적극 알리는 소위 ‘효자효녀 마케팅’이다.
앞서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아들의 SNS 글로 지지율 상승효과를 톡톡히 본 데 이어, 이번 7.30 재보궐선거 수원 영통 지역에서 승리를 거머쥔 박광온 당선인 역시 “딸의 글이 당선에 큰 효과를 줬다”고 인정하면서 정치인 자녀들의 SNS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 31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나와 상의도 없었고, 정말 예상치 않게 벌어진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 보좌진들이 굉장히 우려를 했고,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했다고 나중에서야 알알다”면서 “실제로 젊은 분들이 그것에 관해서 제게 묻고 이야기하는 걸로 봤을 때, 젊은 분들께 저를 알리는 데는 굉장히 많은 효과를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 자신을 ‘랜선효녀’(@snsrohyodo)라고 지칭한 박 당선인의 딸은, 트위터에 “이 계정은 오로지 머리가 크고 못생겨서 유명해지지 못한 박광온 씨가 트위터에서나마 유명해지길 바라며 트잉여인 딸이 드립을 쳐드리기 위해 만들어진 계정일 뿐입니다.”라는 글로 말문을 열었다.
박 씨는 또한 “박광온 씨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도덕 교과서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재미없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도덕과 재미가 함께 갈 수는 없으니까요… 대신 제가 웃기니 된 것 같음”이라며 자랑이 아닌 듯 편안하게 다가갈 만한 내용의 글을 쏟아냈다.
그의 이 같은 활약은, 낮은 인지도가 약점이던 박 후보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올려놓았다. 계정을 만든 지 3일 만에 팔로어 수도 1만 명을 넘어섰다.
정작 깜짝 놀란 이들은 당사자 캠프였다. 박광온 선거캠프는 지난달 16일에야 후보자 관련 트윗글을 인지하고 박 씨에게 ‘자제해달라’는 요청 전화를 여러 차례 걸었다. 그러자 박 씨는 “방금 전에 보좌관한테 트위터 하지 말라고 전화받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좌관님 고작 전화로는 저의 온라인 효도를 막을 수 없습니다”라며 해당 상황 자체를 트윗으로 공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솔직하고 재밌는 딸의 멘션 때문에 박광온 후보에게 호감이 간다”는 반응을 내놓기 시작했고, 결국 수도권 전패라는 치욕 속에서도 박 당선인은 유일하게 생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버지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친 박 당선인의 딸과 조희연 교육감 아들의 공통분모는 ‘미미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선거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앞서 조 후보자의 아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음 아고라에 “조금이나마 아버지 조희연의 이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싶다”면서 “인간 조희연은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며, 지나칠 정도로 돈 욕심 없이 살아왔고 누구보다도 제 말을 경청해주신 분”이라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 ‘교육자’ 이미지에 상당한 상승요인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고승덕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자의 딸인 ‘캔디 고’의 경우, “아버지는 실제 자식 교육에 무관심했다”며 사실상 낙선 운동을 벌인 것과는 의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후보자 본인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동시에 큰 변수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한편 박 씨는 아버지의 당선이 확정 된 후에도 “영통구민 한 분 한 분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어 “언제 어디서든 박광온이 영통의 국회의원임을 기억해 달라. 아버지가 가족에게 좋은 것만 주려고 하셨듯 영통에도 좋은 것을 주시고, 아버지가 저희 이야기에 늘 귀기울여 주셨듯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국회의원이 되어달라”는 마지막 글로 선거운동에 사용한 계정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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