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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홈런 유격수’ 강정호…전설 이종범 넘어설까


입력 2014.08.03 07:54 수정 2014.08.03 08: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LG와의 원정경기서 시즌 30홈런 터뜨려

1997년 이종범 한 시즌 유격수 최다 홈런 타이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강정호. ⓒ 넥센 히어로즈

넥센 유격수 강정호(27)가 전설 이종범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강정호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원정경기서 팀이 1-0으로 앞선 1회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리오단의 공을 받아쳐 시즌 30호 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강정호는 이종범 한화 코치가 세웠던 유격수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종범은 해태 시절이던 1997년 정확히 30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강정호의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제 고작 88경기만을 치른 강정호는 약 3경기마다 홈런을 기록, 산술적으로 13개를 더 추가할 수 있다. 만약 4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다면 이는 기념비적인 활약이 아닐 수 없다.

유격수의 한 시즌 40홈런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일로 단 3명만이 대기록을 달성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시애틀, 텍사스 시절 6번의 40홈런 이상을 때렸고, 어니 뱅크스 4회, 리코 페트로셀리가 한 차례로 뒤를 잇는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은 로드리게스의 57개(2002년)다. 일본에서는 1985년 우노 마사루의 41홈런이 최다 기록이다.

무엇보다 강정호는 팀 동료 박병호의 3년 연속 MVP 수상을 가로 막을 적임자로 손꼽힌다. 현재 타율 0.341 30홈런 85타점을 기록 중인 강정호는 박병호(타율 0.299 33홈런 73타점)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오히려 타점 부문에서 2위를 달리고 있어 팀 공헌도는 더 높다 해도 무방하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격수의 MVP 수상은 단 한 차례 있었다. 바로 역대급 시즌을 보낸 1994년 이종범이다.

당시 이종범은 타율 0.393 19홈런 77타점 84도루라는 엄청난 기록을 쌓았다. 프로 2년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믿기지 않는 활약이었다. 아쉽게 4할 문턱에서 주저앉은 타율은 프로 원년 백인천(0.412)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으며, 84개의 도루는 20년째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

강정호가 이종범과 함께 역사적인 유격수가 되기 위해서는 역시나 MVP를 손에 쥐어야 한다. 지금의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MVP가 되기에 손색이 없지만 보다 확실히 찜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박병호를 넘어 홈런왕을 차지해야 수월할 수 있다. 지금까지 유격수 홈런왕은 1990년 장종훈(28개)이 유일하다.

현재 박병호와의 격차는 3개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치다. 특히 박병호가 전반기 막판 다소 주춤, 두 선수의 홈런 레이스는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강정호 역시 잔뜩 의식, 남다른 포부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LG와의 경기가 끝난 뒤 “주변에서 워낙 말이 많지만 병호 형과의 경쟁 자체는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일단 팀 성적이 우선이기 때문에 병호 형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경기에 몰두하다 보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설’ 이종범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는 잊지 않았다. 강정호는 “이제 타이기록이다. 앞으로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내서 이종범 선배님을 뛰어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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