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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호 조커' 허일영…숨겨둔 왼손잡이 비밀병기


입력 2014.08.08 10:09 수정 2014.08.09 11:2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A대표팀 경험-평가전 성적 감안할 때 의외의 발탁

왼손 슈터 희소성 ‘특화된 장점’ 분위기 반전카드

유재학 감독이 허일영을 신뢰한 것은 슈터로서의 희소성 때문이다. ⓒ 연합뉴스

유재학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4 스페인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에 연이어 출전할 농구대표팀 최정예 12인 명단을 확정지었다. 지난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예상대로 모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의외의 카드는 역시 허일영(29·고양 오리온스)이다. 허일영은 이번 대회 12인 명단에서 김태술(KCC)과 함께 가장 늦게 이름을 올린 선수다.

김태술의 경우, 지난 아시아선수권 때부터 유재학호의 핵심 멤버였고 2차 엔트리 탈락도 부상 때문에 잠시 제외된 것임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선택은 아니다. 반면 허일영은 A대표팀 경험이 많은 선수도 아니고, 대표팀 합류 이후 최근 평가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 것도 아니었기에 다소 파격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유재학 감독이 허일영을 신뢰한 것은 슈터로서의 희소성 때문이다. 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잇달아 나서는 대표팀은 팀 전력상 슈터들이 공격 전술의 중심이 돼야 한다. 문태종(LG)과 조성민(KT)이라는 쌍포가 있지만 둘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베스트 5였던 김민구(KCC)의 이탈이 못내 아쉬웠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해부터 문성곤, 최준용 같은 대학 출신 장신 슈터들을 꾸준히 주목해왔지만 이들은 진천 합숙훈련과 뉴질랜드 전지훈련 등을 거치며 잇달아 탈락했다. 유재학 감독이 요구했던 전술적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했고 국내 무대에서의 플레이에 안주한다는 냉철한 평가 때문이었다.

허일영은 지난 시즌 상무 전역 이후 비교적 늦게 KBL 무대에 합류했음에도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195cm로 슈터로서는 장신이고 빠른 슛 모션에 왼손잡이라는 희소성도 있어서 활용도가 높다. 유재학 감독이 늘 강조했던 “국제무대에서는 단 한 가지라도 특화된 장점을 지닌 선수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유재학 감독이 가장 중시하는 수비나 전술 이해도 등 다른 능력치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라도 허일영의 슈팅능력 하나에 올인한 것은, 언제든 한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조커로서의 가치를 평가한 것이다. 국제대회를 통해 최소한 아시아무대에서는 많이 노출된 문태종과 조성민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비밀병기라는 강점도 있다.

허일영은 대표팀 합류 이후 대만과 뉴질랜드를 상대로 한 4차례의 연습경기를 치렀으나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최근 당한 코 부상의 영향으로 익숙하지 않은 안면보호대를 쓰고 나오느라 호흡과 시야가 불편했던 점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허일영을 대표팀에 잔류시키며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허일영이 대표팀의 조커로 기대에 부응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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