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1순위로 떠오른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62·네덜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국내외 언론에서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한국대표팀 사령탑 부임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대한축구협회 실무진들이 네덜란드로 출국해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협상을 가졌고, 최종적으로 1주간의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로 합의했다.
이용수 위원장이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의 협상과정을 공개한 것도 계약 성사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최근 기술위원회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차기 한국대표팀 사령탑의 8대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 대표팀과 월드컵 경험, 클럽팀 경력, 나이, 언어구사 등등 사실상 판 마르바이크를 염두에 두고 제시한 조건들이라는 분석도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네덜란드를 이끌고 2010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 본선에 출전했다. 기술위가 원한 월드컵 예선-본선과 대륙별선수권 지도 경험과 일치한다. 특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를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클럽 무대에서도 페예노르트-도르트문트-함부르크 등 다수의 명망 있는 유럽 클럽팀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52년생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2018년 월드컵 본선 때 66세가 된다. 차기 월드컵까지 70세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나이 제한 조건을 피해갔다. 판 바르마이크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당시 여러 차례의 공식 인터뷰에서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이 알려지기도 했다. 2013년 함부르크 감독직에서 사임한 이후 현재 무직 상태라는 점도, 계약만 하면 바로 한국 감독직을 맡을 수 있다는 조건에 부합한다.
한국축구는 네덜란드와 좋은 인연이 많다. 역대 외국인 대표팀 감독 중 최고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4강을 비롯해 압박축구와 멀티플레이어, 대표팀 시스템 확립 등 오늘날 한국축구의 색깔이 정립되는 뼈대를 만들었다, 만일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의 협상이 성공할 경우, 한국대표팀을 맡게 되는 역대 5번째 네덜란드 출신 감독이 된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 개인으로 놓고 보면 철저한 실리 위주의 축구를 지향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오히려 지도자에 입문한 이후 빛을 발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히딩크 감독과도 유사하다. 주로 우승 전력의 강팀보다는 중상위 내지는 하위권 정도의 팀을 맡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판 마르바이크 감독 선임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번에도 또 네덜란드 출신인가’하는 면에서 기껏 외국인 감독 카드를 꺼내들고도 인재풀에 대한 검토가 지나치게 한정돼 있는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다. 히딩크 감독 이후 뚜렷한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도, 네덜란드 출신 감독들에 대한 환상이 깨진 이유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유로 2012 이후 뚜렷한 하향세다. 단지 성적이 좋지 않은 것보다 과정에서 지도력에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세대교체에 실패하면서 개성 강한 스타급 선수들을 제어하지 못했고, 특정선수에 대한 편애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실리축구와 수비 조직력 재건에 능한 감독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함부르크 시절에는 최악의 수비력으로 한 시즌도 못 채우고 경질당하기도 했다. 4년 전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만 너무 부각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축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관건은 세계축구의 조류에서 한발 떨어진 대표팀에 얼마나 창의적인 혁신과 변화를 주입할 수 있는 지도자인가하는 점이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점유율 축구가 저물고, 스리백과 역습의 부활 등 급변하는 현대축구의 트렌드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한국축구에 유연하게 접목시킬 수 있는 전술적인 안목과 비전이 절실하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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