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꼴찌 희망가' 한화의 대반격…누구 덕인가
7월 이후 13승 7패 가파른 상승세..원동력 마운드
조인성, 마운드 안정 숨은 조력자..정범모 성장 견인
꼴찌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 신승한 한화는 승률을 0.400(36승 1무 54패)로 끌어 올렸다. 8위 SK와는 불과 2.5경기 차라 탈꼴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화는 후반기 14경기에서 8승 6패를 기록 중이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전반기 막판 5승 1패로 마친 것을 포함하면 7월 이후 어느 팀과 맞붙어도 밀리지 않았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마운드에 있다.
후반기 들어 한화는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승률 100%(6승)를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7회 이후 역전승을 거둔 것만 두 차례다. 안영명-윤규진-박정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박빙의 승부에서 ‘계산 가능한’ 마운드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전반기와 다른 부분이다.
하지만 마운드의 안정에 빼놓을 수 있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바로 포수진이다. 한화의 포수진은 지난 몇 년간 팀의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올 시즌 중반인 6월 3일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포수 조인성(39)이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인성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조인성은 베테랑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의 젊은 투수들을 노련하게 리드해주고 있다. 한화 투수들이 경기에 호투한 이후 입버릇처럼 “조인성 선배의 리드가 좋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산전수전 다 겪은 조인성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투수들의 심리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노하우가 있다. 기록으로서 절대 드러나지 않는 포수만의 가치다.
‘타자 조인성’의 가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한창때 공격형 포수로 명성을 떨쳐온 조인성은 올 시즌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0 5홈런 23타점 장타율 0.427를 마크 중이다.
7월 이후만 놓고 보면 20경기에서 타율 0.282 3홈런 12타점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지난 6일 청주 삼성전에서 1-2로 뒤진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 홈런으로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날리는 클러치 히터의 면모 또한 과시하고 있다.
조인성은 전반기 SK에서 이재원-정상호가 버틴 포수진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초 이만수 감독은 조인성을 끝까지 트레이드하지 않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한화로의 이적은 조인성에게나 한화에나 신의 한수가 됐다. 조인성은 한화에서 건재를 알리며 불꽃을 다시 태우고 있다.
한화 포수진은 후반기 조인성-정범모 체제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조인성 가세로 직전까지 주전으로 중용되던 정범모의 경기출전 기회가 다소 줄었지만 장기적으로 윈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로테이션 정책을 통해 조인성의 체력을 안배하고, 정범모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조인성의 한화의 현재라면, 정범모는 미래다. 리빌딩에 갈 길 바쁜 한화가 모처럼 포수진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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