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민망?' 송가연· 에미 야마모토 '열정' 폄하


입력 2014.08.18 11:32 수정 2014.08.18 11:3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로드FC]열정 간과하고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게임만 보고 평가절하

송가연 데뷔전 승리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데일리안 DB

‘미녀 파이터’ 송가연(19)과 에미 야마모토(31)의 ‘열정’이 일각에서 폄하되고 있다.

송가연은 17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017 47.5kg급에서 에미 야마모토를 상대로 무차별 파운딩 끝에 1라운드 2분 22초 만에 TKO 승리했다.

경기 후 일각에서는 “에미 야마모토가 이길 마음이 없었다. 대전료나 챙기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며 “전의를 상실한 에미 야마모토는 송가연의 스파링 파트너급도 안 되는 상대”라며 깎아내렸다.

지려고 경기에 나서는 파이터는 없다. 에미 야마모토는 열정을 가진 엄마 파이터다. 29세에 종합격투기에 입문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호신술에 관심이 많았다.

검도와 대도숙 공도를 연마했고 열정 하나로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실전경험이 부족하다는 말도 있지만, 이는 송가연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송가연은 경기를 앞두고 한쪽 어깨 부상까지 안았다.

결과는 송가연의 승리였지만 가치로는 모두 승리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혹독한 체중 감량을 위해 원초적인 식욕 통제와 지구력 훈련을 반복했다. 송가연은 그렇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계체량 200g 초과로 탈의까지 감행했다. 방송과 격투기 생활을 병행하며 자신의 그림자와 싸움을 펼쳤다.

에미도 마찬가지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과 운동을 병행했다. 헛구역질 올라와도 수천 번 계단을 오르내렸다. 늦깎이 파이터지만 늦었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샌드백을 쳤다. 둘의 열정을 폄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혹자는 말한다. 에미 위에 올라타 무차별 파운딩한 송가연을 보면서 “프로와 아마추어 게임처럼 느껴졌다. 오히려 민망했다”고 혹평했다.

송가연은 여자다. 남자 선수들과 훈련한다고 남성처럼 단단해지는 것은 아니다. 송가연과 에미는 같은 체급(47.5kg), 같은 여성, 데뷔전 동등한 조건에서 싸웠다.

진짜 잔인한 경기는 지난 2011년 ‘3:1 성 대결’ 임수정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 일본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성 코미디언 3명이 이종격투기 선수 임수정(28)을 무차별 폭행했다. 경기 후 임수정은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첫 번째 파이터였던 카스가 토시아키는 K-1 일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전문 싸움꾼이었다. 게다가 임수정보다 30kg이나 체중이 더 나갔다. 비열한 경기는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반면 송가연과 에미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뤘다.

에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꿈을 향해 조금이라도 더 다가서고 싶어 했다. 이는 송가연도 마찬가지다. 송가연과 에미의 열정이 무시당해선 안 되는 이유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