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이대호 16호 홈런, 4번의 자존심”
친정팀 오릭스 상대로 쐐기포..5-0 승리 견인
소프트뱅크, 퍼시픽리그 우승까지 1승 남겨
‘빅보이’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친정팀 오릭스를 상대로 분노의 홈런을 터뜨리자, 일본 언론도 비중 있게 소식을 전했다.
이대호는 1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2-0으로 앞선 5회 팀 승리를 결정짓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3타수 1안타 3타점 1볼넷을 기록한 이대호는 시즌 타율을 0.303로 유지됐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홈런으로 5-0으로 승리하며 리그 2위 오릭스와의 차이를 4.5경기 차로 벌려 우승을 코앞에 두게 됐다.
특히 이대호는 오릭스가 1사 2루의 위기에서 앞선 타자 우치카와 세이치를 고의 4구로 내보내며 자존심이 상해 있었다. 앞선 타석에서 병살타를 친 이대호를 상대로 선택한 것. 4번 타자로서 굴욕적인 상황을 맞이한 이대호는 분노의 홈런으로 오릭스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경기 후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이대호의 홈런을 집중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대호, 니시를 울린 140m 홈런. 4번 타자의 자존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대호가 가슴을 펴고 방망이를 집어 던진 반면, 니시는 타구의 방향을 지켜보며 무릎을 꿇어 잔인하게 대비됐다”고 보도했다.
이대호는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앞선 타자를 거르고 나를 상대했기에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다. 4번 타자로서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뉴스에 ‘이대호는 1번 타자다. 주자가 없어야 잘친다’고 누가 댓글을 단 것을 봤는데 한국 속담에 ‘욕을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팬들의 조롱에 개이치 않는다는 입장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대호는 “우승을 하면 이런 비난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팀 우승에 초점을 맞췄다”고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산케이스포츠’는 이대호가 홈런을 치면 팀이 이긴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이대호가 16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소프트뱅크는 12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그만큼 이대호의 역할이 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