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벤츠 20대 남이 뒷 목잡고 내려서 하는 말이…

보험사, 외제차 사고시 손실 줄이기 위해 미수선 수리비로 처리

구체적인 미수선 수리비 지급 기준 마련돼야

차량 수리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미수선 수리비가 보험사기에 악용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20대 A씨는 아우디, 벤츠, BMW 등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면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 사고 모두 상대방 과실이 100% 인정되도록 저질렀다. 대개 공모자와 미리 짜고, 급하게 차선에 끼어든 뒤에 오던 차량의 충돌을 유도하는 칼치기 수법을 썼다. A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사고를 낸 뒤 보험사에 미수선 수리비를 청구했다.

외제차 미수선 수리비 관련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손해보험사의 미수선 수리비 지급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가 연간 미수선 수리비로 지급한 보험금은 지난 2010년 6936억원, 2011년 7226억원, 2012년 837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수선 수리비는 피해자와 보험회사가 협의해 차량 수리비를 현금으로 대신 주는 보험금 지급 방식을 말한다. 특히 외제차의 경우 수리기간이 길고 비용 등이 국산차보다 많아, 미수선 수리비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피해자가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돈으로 차량을 수리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 이점을 파고들어 사기범은 미수선 수리비를 악용하고 있다.

사실 보험사 입장에선 미수선 수리비가 보험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제차의 경우 미수선 수리비로 보험금을 지급하려 한다. 이는 외제차 수리비가 비싸고, 렌트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수선 수리비는 실제 수리비에서 80% 정도 지급한다"면서 "보험사 입장에선 외제차가 피해자인 경우 미수선 수리비로 빨리 처리해야 렌트비용 등 추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렌트비용담보 특약을 보면 보험사는 피보험의 자동차가 수리 등의 이유로 이용할 수 없게 됐을 때 동종의 자동차를 렌트비를 지급해야 한다.

외제차량의 경우 렌트비용이 국산차보다 크게 높다. 일례로 BMW5를 10일 렌트하면 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결국, 미수선 수리비 관련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선 보험금 지급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수선 수리비로 보험금을 받아도 수리하지 않거나 저가로 고치면 차액을 챙길 수 있다"면서 "보험금 편취 목적으로 고가의 외제차를 활용하는 보험사기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제차 미수선 수리비 보험사기 관련 기획조사도 필요하다면 펼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가 외제차 사고에서 보험금 지급액을 줄이기 위해 무분별하게 미수선 수리비로 처리하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구체적인 미수선 수리비 지급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