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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02’ 한국농구, 12년 만에 기적의 금메달


입력 2014.10.03 20:49 수정 2014.10.03 20:52        데일리안 스포츠 = 김도엽 객원기자

경기 막판 리드 빼앗기며 힘겨운 싸움

김종규, 막판 원맨쇼..79-77 대역전극

한국 농구 대표팀이 최강 이란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 농구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의 기적을 재현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 국가대표팀은 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79-77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2002년과 마찬가지로 기적 같은 역전승이었다. 한국은 경기 종료 1분 전까지만 해도 5점 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양동근의 극적인 3점슛에 이어 김종규의 골밑 득점으로 ‘아시아 최강’ 이란을 침몰시켰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금메달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란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을 밀어내고 아시아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아시아에서도 중위권에서 맴돌던 한국으로선 버거운 상대였다.

하지만 한국은 투지를 앞세워 조금도 밀리지 않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승리의 자격이 충분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지난 수년간 대회를 준비하며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은 뒤엉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 농구의 몰락을 아쉬워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던 팬들도 오랜 만에 목격한 기적의 달콤한 맛을 만끽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이란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조성민이 쾌조의 컨디션으로 외곽포로 꽂아 넣으며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양동근과 박찬희가 뒤를 받쳤다.

한국 대표팀의 핵 문태종도 점차 3점슛이 살아나며 한국은 어느새 이란을 18-8, 10점 차까지 벌렸다. 수비도 좋았다. 초반부터 지역방어가 아닌 맨투맨으로 이란을 압박했고, 이란 선수들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가장 걱정했던 ‘괴물’ 하메드 하다디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둘러싸 철저히 봉쇄했다. 1쿼터는 25-16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이 났다.

하지만 이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란 에이스 닉 카바라미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한국은 순식간에 27-28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은 조성민의 외곽슛과 김종규의 골밑 득점을 앞세워 다시 전세를 뒤집으며 42-36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선 엎치락뒤치락 하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한때 9점 차로 한국이 앞서기도 했지만 이란은 하다디의 골밑 위력을 앞세워 한국을 63-58로 역전시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 4쿼터 초반 오세근이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조성민이 추격의 3점슛과 양희종의 천금 같은 공격 리바운드와 득점 인정 반칙으로 64-63 재역전에 성공한 뒤, 문태종의 활약으로 68-65로 앞서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란은 하디디가 골밑을 장악하고 카바라미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종료 2분 전 75-70, 5점 차로 달아났다. 한국의 금메달이 무산되는 듯 했다. 한국 벤치의 분위기는 어두웠고 경기장도 깊은 침묵이 이어졌다.

여기서부터 거짓말 같은 기적의 시나리오가 시작됐다. 한국은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양동근이 극적인 3점슛을 폭발시키며 2점 차로 따라 붙었다. 이어진 이란 공격에서 하다디가 골밑슛을 놓치자 한국은 김종규가 과감한 골밑슛으로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내 76-75,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력한 압박수비로 공격권을 따냈다. 그러자 이란은 반칙 작전으로 나섰고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문태종이 종료 16.9초를 남기고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78-75, 3점 차. 승리에 쐐기를 박는 자유투였다.

이란은 카바라미의 외곽포로 따라 붙었지만, 경기 막판 문태종이 자유투 1개를 넣은 뒤 이란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며 기적의 시나리오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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