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부를 살해자로 만든 이상호의 '다이빙벨' 회견


입력 2014.10.06 16:30 수정 2014.10.06 16:42        부산 = 데일리안 목용재 기자/조성완 기자

"초기 다이빙벨 투입 안한건 고의적 살해" 주장

"정권 무능 가리기 위해 언론들이 합작" 눈물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부문의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 초청된 '다이빙벨'의 이상호(왼쪽)·안해룡 감독이 6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센텀시티 영화관에서 관객과 대화를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족은 '다이빙벨' 상영 철회를 요구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외압에 의해 상영을 취소한 사례가 없다며 예정대로 상영했다. ⓒ연합뉴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6일 세월호 참사 수색 작업에 사용된 ‘다이빙벨’과 관련, “현장에 다이빙벨이 없었다는 것은 고의적 살해이며, 무능한 정부로 이해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날 부산 해운대 CGV 센텀시티에서 열린 영화 ‘다이빙벨’ 상영 직후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이 영화에는 다이빙벨을 막는 배후가 있다고 했는데, 최종적으로 어떤 인물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다이빙벨은 세월호 수색 과정 중 빚어진 논란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위치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 대표는 사고 초기 다이빙벨을 구조작업에 투입할 것을 요청했지만 해경의 반대로 결국 현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이 기자의 요청에 유가족들이 동의하면서 사고 해역으로 다시 복귀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4일동안 두차례의 다이빙벨을 투입한 끝에 현장에서 자진 철수했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다이빙벨을 사용한 것은 실패”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제게는 이 기회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뭘 입증하고 입증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라며 “정부에서도 보장을 했고 경제적으로. 그러면 사람을 돈 주고 사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발언, 유가족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안겼다.

이 기자는 그러나 자신의 트위터에 “실패한 것은 다이빙벨이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과 해경”이라며 다이빙벨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조선일보’는 이 기자가 한 유가족의 항의로 팽목항에서 쫓겨났다고 보도했고, 이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나중에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한 바 있다.

이날 대화에서 이 기자는 ‘다이빙벨’의 성공과 실패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대신 세월호 참사는 정부가 초래한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심해에 있는 생존자는 꺼내서 올린다고 사는 게 아니다. 그냥 꺼내서 올리면 죽는다”며 “(수중) 23m에 고작 75분밖에 있지 않았는데 30분을 감압해야한다. 아이들은 3~4일동안 있었기 때문에 더 천천히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 다이빙벨이 없었다는 것은 고의적 살해다. 무능한 정부, 살해한 정부라고 이해하고 싶다”라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특히 “훈련받은 조직을 투입했어야 하는데 해군은 뒤에 있었다. 해군참모총장이 지시했지만 번번이 진입을 못했다”면서 “현장을 통제하지 못하고 투입 못하게 한 해경과 모든 구조 역량 조정자는 누구였는가. 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모든 사안에 있어서 무능력으로 돌파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권 자체가 이런 거대한 참사에 임했을 때 풀어낼 수 없었다”며 “문제가 제기된 부분이 청와대로 갔을 텐데 소통이 안 되고 있다. 소통능력이 없음으로 인해 국민을 도탄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언론에 대해서도 “언론은 이번 정부 창출에 부역정도가 아니라 지분을 갖고 공동정권 획득에 성공한 상황”이라면서 “구조실패에 따른 책임이 청와대로 튀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KBS는 해경의 무능을 보도하지 않았다. 다이빙벨같은 통제되지 않은 구조 수단에 대해서 막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언론은 기레기가 아니었다. 이번 정권의 잘못된 주인됨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인 유가족들은 잠수 전문가 아니다. 경황 없어서 상영 반대했을 것"

이 기자는 또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영화 상영을 반대한 것에 대해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일반인 유족분들은 잠수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당시) 팽목항에는 책임질테니 간섭하지 말라고 하는 정부가 없었다. 유가족들이 이때 저때 이렇게 저렇게 해 달라고 할 때마다 이뤄졌다”며 “구조도, 진실을 밝히는 것도 유가족이 앞장서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호 이후에도 배가 침몰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는 전원이 다 살았다. 정부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민들이 자체 연락망을 통해 다 구했다. 그래야만 하는 나라가 됐다”면서 “유가족분들은 모른다. 어떻게 구조해야하는지 모르고 ‘거짓 언론 물러가라’고 하면서도 언론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그러면서 “(일반 유가족들은) 큰 슬픔을 겪었는데 경황이 없어서 반대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같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기자는 이종인 대표에 대해 “이 대표는 많은 생각을 갖고 현장에 온 사람이 아니다. 우리와 같은 측은지심”이라면서 “지금은 사기꾼으로 낙인 찍혔다. 또 논란의 중심에 서서 언론의 공격을 받을 테지만 진실을 지키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으로서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취재된 부분을 버리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부정선거에서 있었던 인터넷 여론 조작 등에 대해서도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데 영화를 위해서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빙벨은 세월호를 영화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소품”이라며 “이 영화를 비롯해 세월호의 아픔과 진실, 치유를 다루는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목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