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 낀 매팅리 감독…투수 교체론 희생양?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0.08 10:43  수정 2014.10.08 18:15

1,4차전 선발 커쇼 향한 지나친 믿음, 결국 독

3차전 류현진 후속 투수 기용에서도 철저한 실패

매팅리 감독의 투수 교체는 결과적으로 실패다. ⓒ 게티이미지

매 경기 살 떨리는 접전이 이어졌지만 최종 승자는 세인트 루이스였다.

다저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4차전에서 2-3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승부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였다. 앞서 커쇼는 지난 4일 1차전에서 6회까지 2실점으로 잘 막다가 7회 들어 급격한 난조에 빠지며 6.2이닝 8실점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매팅리 감독은 선수의 명예회복과 팀 승리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커쇼 카드를 나흘 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커쇼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6회까지 안타도 단 1개밖에 내주지 않는 등 정규시즌에서의 완벽한 모습으로 부활을 알리는 듯 했다. 그러는 사이 다저스 타선도 6회 2점을 뽑아내며 커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문제는 악몽의 7회였다. 커쇼는 선두 타자 맷 할러데이에게 안타를 맞은 뒤 조니 페랄타에게도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2루에서 맷 애덤스 상대로 2구째 73마일짜리 커브를 던졌지만 밋밋한 궤적과 함께 가운데로 몰렸고, 이를 놓치지 않은 애덤스가 걷어 올렸다. 애덤스는 홈런을 직감한 듯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커쇼 역시 타구를 바라보며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역전을 허용하자 커쇼를 계속 끌고 갈 이유가 없었다. 돈 매팅리 감독은 무덤덤한 얼굴로 마운드에 오른 뒤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승부욕이 남다른 커쇼 역시 더그아웃으로 물러나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승리는 세인트루이스의 몫이었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매팅리 감독의 투수 운용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디비전시리즈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미국 현지에서는 매팅리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1차전에서는 커쇼를 너무 오랫동안 고집했고, 2차전 선발 잭 그레인키(7이닝 2피안타 무실점, 투구수 103개)는 또 조기에 내렸다며 구설에 시달렸다.

급기야 류현진이 등판한 3차전을 내주자 매팅리 감독을 향한 비난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다저스는 6이닝 5피안타 1실점(투구수 94개)으로 호투한 류현진이 내려가자마자 불펜진이 실점하며 패했다. 경기 후 류현진도 “7회 등판이 가능했다”고 말해 매팅리 감독의 교체는 결과적으로 실패가 되고 말았다.

투수교체는 야구 감독들이 가장 애를 먹는 부분 중 하나다. 교체 시점에 대해 뚜렷한 정답은 없으며, 성공과 실패는 오직 결과로만 평가 받을 뿐이다. 특급 투수가 갑자기 난타를 당하는 경우도 허다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무색케 할 때가 많다.

먼저 커쇼의 경우, 매팅리 감독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할만하다. 커쇼는 1차전과 4차전 모두 6회까지 잘 던지다 7회에 갑자기 무너졌다. 과정도 비슷하다. 이닝이 시작되고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린 커쇼는 끝내 실점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커쇼라는 이름값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상황에서 슈퍼 에이스를 곧바로 내릴 수 있는 감독은 사실상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이스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커쇼는 지금껏 숱한 위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왔다.

3차전 류현진의 교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당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5회까지만 잘 막아주면 좋겠다”며 투구 수 한계를 7~80개로 설정해놓았다. 24일만의 등판이라 자칫 무리할 경우 부상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자 예고했던 이닝과 투구수를 늘렸다.

매팅리 감독이 비난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불펜의 활용이다. 올 시즌 다저스는 강력한 선발진에 비해 불펜의 사정이 좋지 못하다. 30개 팀 가운데 구원투수들의 평균자책점(3.80) 순위도 22위에 불과하다. 마무리 켈리 젠슨이 크게 활약했지만 선발에서 바통을 넘겨줄 허리진이 크게 취약한 다저스다.

특히 3차전에서는 류현진 다음으로 똑같은 좌완인 스캇 엘버트를 냈다. 올 시즌 빅리그 7경기에 출전해 4.1이닝만을 소화한 평균 이하의 불펜 투수는 결국 이날 경기의 패전 투수가 됐다. 게다가 불펜이 약하다는 문제점을 시즌 내내 안고 있었지만, 다저스가 보강한 투수 자원은 선발 투수에 국한됐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사소한 작전 또는 행동으로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지난 3차전에서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크게 흔들리자 곧바로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비로 젖은 마운드의 정비를 요구했다. 그 사이 로젠탈은 안정을 찾아 경기를 끝냈다.

반면, 매팅리 감독은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더그아웃에서 팔짱만 끼고 있는 장면이 수차례 목격됐다. 커쇼가 흔들리고 있으면 한번쯤 다독거려줄 필요가 있었지만 매팅리 선택은 믿음 하나뿐이었다. 속사정이 있고, 핑계 없는 무덤 없다지만 결과론에 입각하는 투수교체 부분에서 매팅리 감독의 점수는 낙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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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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