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채택 놓고 환노위 파행, 정무위 재개-파행 반복
정무위, 임영록 KB금융그룹 전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출석 '입씨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8일 열린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는 15일 열리는 금융위원회에 출석할 기업인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를 놓고 격한 입씨름을 벌이다 오후 감사가 두 차례 파행됐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은 “필요하면 증인 수백명이라도 불러야한다”며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업인 증인 채택은 특별히 신중해야한다. 막무가내식 증인 채택은 안 된다”면서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정무위 소속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여야는 특히 KB 사태와 관련해 임영록 KB금융그룹 전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을 증인 명단에 올리느냐를 두고 가장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간 끝에 여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퇴장하는 일까지 벌어졌으며 여야 의원들이 30여분 이상 의사진행발언으로 말싸움을 계속하기도 했다.
여야가 대립하면서 이날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대한 국감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여야 간사가 따로 나가 증인 관련 협상을 이어갔지만 증인 명단이 확정되지 못했다. 결국 오후 4시경 감사가 일시 중단된 후 가까스로 재개됐지만, 5시20분경 또다시 중지됐다.
증인 문제로 몸살을 앓은 건 정무위뿐이 아니다.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은 기업총수의 증인채택 문제로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파행을 겪다가 야당의 입장 변화로 오후 들어 겨우 정상화됐다.
앞서 국회 환노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업총수의 증인채택을 두고 여당이 “개별 기업의 노사 문제에 정치권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야당은 “새누리당이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개회에 앞서 여야 간사는 5∼8명 정도를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접점을 찾았지만, 야당이 일명 ‘빅3’로 불리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해야한다고 나서면서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야가 오전 내내 팽팽한 공방을 벌이면서 이날 국감은 당초 개회 시각보다 1시간 45분 늦은 오전 11시 45분이 돼서야 열렸고, 그마저도 입씨름이 격해지면서 개회한지 30분 만에 정회됐다. 전날에도 같은 이유로 국감이 무산된 터다.
하지만 국감이 정회된 사이, 야당이 ‘여당과 더이상 증인채택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오후 2시 30분경 속개됐다.
이에 대해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새누리당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협상창구가 가동될 수가 없다”며 “일단 오늘은 증인문제는 놔두고 국감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국감을 진행하지만, 새누리당의 증인 채택 원칙에 대한 용인은 결코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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