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띄워보낸 전단지 내용보니...황장엽 일대기
탈북자단체 "김정일 정권 무너뜨리기 위해 활동한 황장엽 알려야"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탈북자단체인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와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에 황장엽 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사진을 매달아 살포를 강행했다.
탈북자단체들은 황 전 위원장의 추모 4주기를 맞이해 이번 전단살포를 계획했다. 황 전 위원장에 대한 북한 당국의 "남한에서 개처럼 살다가 (들판에 뼛가루가) 흩어져 죽었다"는 선전을 바로 잡기 위한 전단 살포였다.
아울러 북한 인민들을 현대판 ‘수령의 노예’로 전락시킨 북한 노동당의 창건일을 맞이해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과 거짓·위선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단 살포를 강행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인사 3인의 복귀 직후 북한의 경비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도발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도 묵인할 수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날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와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전 11시께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과 거짓·위선을 알리는 내용의 전단 20만장을 담은 대형 풍선 10개를 북한으로 날려보냈다. 여기에 황장엽 전 위원장의 사진과 그의 일대기를 담은 자료까지 포함시켰다.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 관계자는 10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번 대북전단 살포는 황장엽 선생 추모 4주기를 맞이해 계획됐다"면서 "기존 대북전단이 주된 것이 아니라 황 선생이 남한에서 진행한 북한인권운동과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황 선생은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세상을 뜨셨다. 탈북자들에게 (북한민주화라는)임무와 과제를 남긴 셈"이라면서 "황 선생이 남한에서 당당하게 활동하시다가 국립 현충원에 묻혔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에 앞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성명을 통해 “(북한 정권은)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에게 양가죽을 씌워 인천에 보내 위장평화, 거짓대화의 막장극을 연출했다”면서 “속에 칼을 품고 거짓미소에 대화협력을 떠벌이던 자들이 평양에 돌아가기 바쁘게 NLL을 넘어 함포사격으로 불장난을 했음에도 종북 정치인들과 언론은 김정은에게 면죄부를 주려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북괴군복차림으로 평화의 상징인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나타난 것이 그토록 황송한 일인가”라면서 “불과 며칠 전만해도 우리 대통령에 대해 도저히 인간으로써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악담을 퍼 붓던 자들을 환대해야 하나”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선과 악의 구분도 못하는 위선자들이 뭐라고 하든 적에게 평화를 구걸해대는 종북들이 반대하든 김정은의 살인공갈 협박과 더불어 탈북자들의 사실과 진실의 편지는 수혜자 2000만 북한 동포를 향해 계속 날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이같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 살포 계획에 대해 자제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해당 단체가 신중하고 현명하게 판단해 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대북전단 살포는 해당 단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추진할 사안이"이라고 직접적인 제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