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닿은’ 슈틸리케호…축구팬들 설득한 첫판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4.10.10 23:12  수정 2014.10.12 00:23

파라과이전 무한 스위칭과 탄탄한 수비로 '무실점 승리' 약속 지켜

침체기 한국축구의 잃은 신뢰와 뜨거운 함성 되찾을 희망의 불씨 살려

[한국 파라과이]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한국축구는 희망을 쐈다. ⓒ 연합뉴스

한국축구가 파라과이를 상대로 모처럼 유쾌한 승리를 따냈다.

“팬들 가슴에 와 닿는 경기를 하고, 승리로 팬들을 설득하겠다”는 철학을 밝힌 올리 슈틸리케 감독 지휘봉 아래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3위)이 1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파라과이(60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김민우·남태희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경기였다. 많은 찬스가 있었기 때문에 분명 매력적인 경기가 됐을 것"이라면서도 "6-3으로 끝나야 할 경기였다. 실수도 많았지만 적극적인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겸손함을 잃지 않고 냉철하게 경기를 되돌아 보기도 했지만 이날 파라과이전은 여러모로 소득이 있었다.

일단 전날 기자회견에서 내건 목표인 ‘무실점 승리’ 약속을 지켰다. 물론 파라과이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홈 이점을 등에 업었다고 해도 해외파가 대거 합류한 한국도 이동에 따른 피로에서는 파라과이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더군다나 슈틸리케 감독과의 첫 호흡이었고, 상대 파라과이는 1년 이상 만들어온 헤네스 감독 체제 하의 팀이었다.

위기도 몇 차례 있었고 찬스를 아쉽게 날린 것도 몇 번 있었다. 전반 27분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다소 답답한 흐름도 있었다.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 이전까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침체기에 있던 한국축구에 새로운 희망이 싹튼 것은 큰 소득이다.

특히, 짧은 훈련시간이라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슈틸리케 감독 말대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움직임은 나타났다. 또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한 ‘팬들의 가슴에 와 닿는 경기’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은 충분히 드러났다.

한국축구의 해묵은 숙제인 골 결정력은 ‘무한 스위칭’ 카드로 개선의 희망을 엿보게 했다. 최전방에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를 세운 것이 아닌 조영철을 중심으로 김민우-이청용-남태희가 서로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면서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결국, 전반 27분에는 남태희가 흘려보낸 이청용 크로스를 받은 김민우가 감각적인 몸놀림을 바탕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청용이 빠진 후반에는 손흥민을 비롯한 전방 공격수들이 계속해서 자리 변화를 이어가며 파라과이 수비진을 농락했다. 후반 15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김민우의 골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빠른 스위칭 속에 손흥민의 날카로운 침투패스가 들어가 찬스를 만드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이 강한 팀은 승리할 수 있지만 수비가 좋은 팀은 우승할 수 있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수비 조직력 강화 훈련에 무게를 뒀다고 했지만 수비에 치중하지 않았다. 첫 골 이후에는 오히려 ‘닥공’에 가까울 정도로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이런 공격을 펼칠 수 있던 것도 ‘기초’인 수비가 탄탄했고, 역습에 최적화된 움직임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판에서 수비와 결과라는 두 가지 약속을 지켰다. 물론 조금은 답답하고 아쉬운 장면도 있었지만 짧은 시간 손발을 맞춘 뒤 얻어낸 이날의 성과는 슈틸리케호의 초반 순항의 발판이 될 수 있다. 팬들에게 와 닿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것을 달성, 한국축구가 잃었던 축구팬들의 신뢰와 뜨거운 함성을 되살릴 희망의 불씨는 확실하게 살려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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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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